* 채팅언어로 많이 쓰이는 부호도 좋은 시의 재료가 될 것 같아 시도해 봅니다.
호박꽃
“너도 꽃이니?”
빨간 홍초가 놀려도
“ ^^ ”
“색깔도 촌스러워라”
장미가 빈정거려도
“ ^^~ "
“ 이 정도는 돼야지 ”
다알리아가 뽐내도
“ ^*^ ”
환하게 웃으며 꽃등만 달더니
“ ^^, ^^~, ^*^ ”
웃음만큼 조롱조롱 번지는
토담 위 호박꽃.
2009. 9.24
도토리(1)
떼구르르-
내 앞에 와서 멈춘다.
허리를 굽혀 주우려는데
누가 보는 것 같다
데록데록
오물오물
다람쥐와 눈이 마주쳤다.
“ ^*^ ”
“ ~^@^~ ”
못 본채 돌아서서
걸었다.
“ ~^@^~ "
안 봐도 보인다.
오물오물
좋아 하는 거.
2009. 9. 25
도토리(2)
“톡-”
도토리 하나가 나무에서
떨어졌다.
"쉿! "
나무도 풀도 갑자기 숨을 멈춘다.
바람도 잠시 멈춰 섰다.
땅이 천천히 팔을 벌리고
앉아 쉬기 편하도록
자리를 펴고 있었다.
☞ ◉ ☜
편안해 보였다.
2009. 9. 26
봄
온 몸이 자꾸
간지러웠다.
어디 뽀루지라도 나려나
† ‡
@*@,. ^*^~....
여린 싹이 흙을 뚫고 나왔네
땅이 갈라지느라고
그랬나 보구나
풀과 나무 잎에도
총총
이슬이 맺혔다
--;
1919
힘들었나보구나.
2009. 10. 8
가을 산에서
떡갈나무 사이로
칼칼해진 바람이
재촉을 하고 있다.
“손을 펴.”
가지들이 하나, 둘....
살찌운 도토리들을 내려놓고 있다.
빈손이 될수록
가벼워지는 몸
땅이
열매 보다 더 무거운
나무의 마음까지도
안아 주고 있다.
2009. 10. 8
전화
☎~~~
☎~~~
아무리 멀리 있어도
내 목소리가 달려간다.
금방
네 목소리도 달려온다.
소리만 들어도
네 얼굴이 보인다.
^*^ ?
>*< ?
=_= ?
내 얼굴도 보일까봐
^*^
ㅋ ㅋ ㅋ
2009.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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