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동시

호박꽃 외

빛마당 2009. 9. 30. 14:15

* 채팅언어로 많이 쓰이는 부호도 좋은 시의 재료가 될 것 같아 시도해 봅니다.

 

호박꽃

                     

“너도 꽃이니?”

빨간 홍초가 놀려도


“ ^^ ”


“색깔도 촌스러워라”

장미가 빈정거려도


“ ^^~ "


“ 이 정도는 돼야지 ”

다알리아가 뽐내도


“ ^*^ ”

환하게 웃으며 꽃등만 달더니


“ ^^, ^^~, ^*^ ”


웃음만큼 조롱조롱 번지는

토담 위 호박꽃.


2009. 9.24


도토리(1)


떼구르르-

내 앞에 와서 멈춘다.


허리를 굽혀 주우려는데

누가 보는 것 같다


데록데록

오물오물

다람쥐와 눈이 마주쳤다.


“ ^*^  ”

“ ~^@^~ ”


못 본채 돌아서서

걸었다.


“ ~^@^~ "


안 봐도 보인다.

오물오물

좋아 하는 거.


2009. 9. 25


도토리(2)


“톡-”

도토리 하나가 나무에서

떨어졌다.

"쉿! "

나무도 풀도 갑자기 숨을 멈춘다.

바람도 잠시 멈춰 섰다.

땅이 천천히 팔을 벌리고

앉아 쉬기 편하도록

자리를 펴고 있었다.

☞ ◉ ☜

편안해 보였다.

2009. 9. 26

 

 

온 몸이 자꾸

간지러웠다.


어디 뽀루지라도 나려나


†  ‡

@*@,. ^*^~....

여린 싹이 흙을 뚫고 나왔네


땅이 갈라지느라고

그랬나 보구나


풀과 나무 잎에도

총총

이슬이 맺혔다

--;


1919

힘들었나보구나.

 

2009. 10. 8

 

가을 산에서

 

떡갈나무 사이로

칼칼해진 바람이

재촉을 하고 있다.


“손을 펴.”


가지들이 하나, 둘....

살찌운 도토리들을 내려놓고 있다.


빈손이 될수록

가벼워지는 몸


땅이

열매 보다 더 무거운

나무의 마음까지도

안아 주고 있다.

2009. 10. 8

 

전화 


~~~

~~~


아무리 멀리 있어도

내 목소리가 달려간다.


금방

네 목소리도 달려온다.


소리만 들어도

네 얼굴이 보인다.

 

^*^ ? 

>*< ?

=_= ?

내 얼굴도 보일까봐

^*^

ㅋ ㅋ ㅋ

2009.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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