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활센터 문학강좌 제2강 (2010. 9.13 월요일 오후 4시-6시)
시(詩)(제2강)
1. 시의 개념
⇒ 인간의 사상과 정서를 함축적이고 운율적인 언어로 형상화한 운문 문학의 한 갈래
< 시에 대한 여러 사람의 정의 >
♥ 시는 율어에 의한 모방이다. (아리스토텔레스)
♥ 시는 모방의 기술이다. (필립 시드니)
♥ 시는 강력한 감정의 자발적 발로이다. (워즈워드)
♥ 시는 정에 감응하여 말소리로 나타낸 것이다. (이규보의 <백운소설>)
♥ 시는 감흥을 주고, 볼 수 있게 하고, 사귀게 하고, 원망하게 하며, 가까이는 어버이를 섬기고 멀리는 임금을 섬기며, 새와 짐승과 풀과 나무의 이름을 많이 알게 한다. (공자)
♥ 시는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것이다. (맥리쉬)
2. 시의 특성
♠ 절제된 언어와 압축된 형태로 표현한다.
♠ 내면화된 세계의 주관적이고 은밀한 토로(吐露)이다.
♠ 언어가 지니는 '소리(운율)'를 많이 활용한다.
♠ '시적자아(서정적 자아)'라는 대리인에 의해 전달된다.
3. 시의 여러 요소
♠ 4대 요소
㉠ 의미적 요소(생각. 주제) : 시에 담긴 시인의 뜻과 생각
㉡ 음악적 요소(운율) : 반복되는 소리의 질서에 의해 창출되는 리듬
㉢ 회화적 요소(심상, 형상) : 대상의 묘사나 비유에 의해 떠오르는 구체적인 모습
㉣ 정서적 요소(감정) : 시어에 의해 환기되는 심리 및 감정 반응
♠ 형식적 요소
㉠ 시어(詩語) : 시에 쓰이는 함축적 의미의 언어
㉡ 행(行) : 시에서의 한 줄
㉢ 연(聯) : 시적 사고와 내용 전개의 단위, 하나 이상의 행이 모여서
㉣ 운율(韻律) : 시를 읽을 때 느껴지는 소리의 규칙적인 리듬
4. 시의 언어
♠ 시어의 특성
㉠ 시는 언어 예술이다. : 시는 언어의 의미와 소리의 융합으로 이루어진 언어 예술이다.
㉡ 언어의 외연적 의미보다 내포적 의미를 중시한다.
<언어의 두 가지 의미>
* 외연적 의미(지시적 의미) → 언어의 과학적 쓰임으로, 사전적이고 직접적이며 객관적인 의미.
* 내포적 의미(함축적 의미) → 언어의 정서적 쓰임으로, 암시적이고 간접적이며 주관적인 의미.
㉢ 사이비(似而非) 진술 : 과학적 진실이나 상식에 어긋나면서도 시적 진실을 표현하는 진술 방식으로, '가진술(假陳述)'이라고도 하며, 시어의 중요한 속성이다.
예> 사람이 술을 마신다.(과학적 진술) → 술이 사람을 마신다. (가진술)
㉣ 시적 자유(시적 허용) : 문법 파괴, 신조어 구사, 고어와 사투리의 사용 등 규범 문법의 제약에서 벗어난 표현이 시에서는 허용됨.
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아십니까?)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범하진)
㉤ 다의성(多意性) : 하나의 시어가 서로 다른 의미로 해석되는 성질을 말하며, '모호성'이라고도 하며, 이는 시어의 함축적 기능에 연유한다.
♠ 시어의 기능
㉠ 음악적 효과(운율)를 줌. ㉡ 이미지(심상)를 이루어 냄. ㉢ 시의 어조를 만들어 냄. ㉣ 시의 분위기(정조)를 형성함. ㉤ 함축적 의미를 지님.
㉥ 특수한 기법(반어, 역설, 풍자 등)에 의해 시적 긴장을 가져옴.
5.시의 주제·갈래
가. 시의 주제
♠ 개념 : 시인이 시를 통해서 나타내려 하는 중심 생각이나 사상으로, 작품 속에 암시적으로 표현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상, 정서, 의지 등으로 나타난다.
♠ 주제의 형상화 : 형상화란 내부의 관념 또는 감각을 통해 느끼거나 생각한 것 등을 어떤 수단에 의해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일이다. 흔히 비유, 상징, 이미지 등 암시적 방법을 통해 이루어진다.
♠ 시의 주제와 시대정신 : 시의 주제는 시인의 사상, 정서, 의지 등을 나타내는데, 그것은 그가 살던 시대의 정신과 사회의 모습을 비춰 주는 것이기도 하다.
나. 시의 갈래
♠ 형태에 따라
㉠ 정형시→ 시의 형식이 일정한 규칙적인 리듬(음수율,음보율,장단,음색 등)에 의해 쓰여진 시를 말한다. 시조, 가사, 민요, 창가와 같은 우리의 전통 시가들이 여기에 속한다.
㉡ 자유시→ 형식에 있어서 정해진 틀은 없지만, 그 나름의 자연스런 리듬, 즉 내재율을 갖춘 시를 말한다.
자유시는 내재율을 어떻게 드러내는가에 따라 정형시에 가까운 자유시가 되기도 하고, 산문시에 가까운 자유시가 되기도 한다.
㉢ 산문시→ 시 전체가 줄글로 짜여 진 시를 말한다.
산문시는 문자 그대로 산문으로만 된 시가 아니고, 산문적 언어를 사용하되 그 나름의 자연스러운 내재율을 가지고 있으며, 자유시의 한 특수한 형태로 볼 수도 있다.
♠ 내용에 따라
㉠ 서정시→ 개인의 정서를 비교적 짧게 압축한 시이다.
넓은 의미의 서정시는 일반적인 시 전체를 말하지만, 주로 개성적인 정서나 정감, 언어의 미적인 표현, 음악적인 요소 등이 그 특징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향가, 속요, 시조, 현대시 등이 이에 속한다.
㉡ 서사시→ 고대에 성행한 양식으로 이야기가 있는 시이다.
분량이 서정시보다 훨씬 길고, 그 속에는 일정한 배경과 여러 인물이 등장하여 복잡한 이야기를구성한다. 즉 영웅적인 개인의 업적이나 집단의 중대한 행적을 노래한, 비교적 긴 형식의 이야기체 시다.
호머의 <일리아스><오디세이>, 밀턴의 <실락원>, <용비어천가>,<국경의 밤>, <금강> 등
㉢ 극 시
→ 연극을 할 수 있는 희곡의 대본을 시적인 대사와 표현으로 바꾸어 놓은 것으로, 한마디로 말하면 운문으로 쓴 희곡이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발생하여 셰익스피어 시대에 성행되었던 양식으로 현대에는 서사시보다 더 보기가 드물다.
괴테의 <파우스트>
♠ 태도에 따라
㉠ 주지시→ 인간의 감정을 억제 · 조정하고 지성의 표현을 주로 다루어, 기질, 풍자, 아이러니, 역설등의 지적작용이 크게 활동하며, 현대 문명 비판 의식 또한 중요한 요소이다.
㉡ 주정시→ 인간의 감정이나 정서를 그 내용으로 하는 개인적 · 주관적 성격의 시로서, 좁은 의미의 서정시는 대개 주정시를 일컫는다.
㉢ 주의시→ 목적이나 의도를 지닌 의지적인 내용을 표현한 시. 그러나 순수한 의지만 가지고는 시가되기 어렵기 때문에 대개 지성과 감정을 동반한다.
♠ 목적에 따라
㉠ 순수시→개인의 순수한 정서를 형상화한 시.작품 자체의 예술적 가치에 중점을 두는 시.
㉡ 목적시→ 선전 · 교훈 등 어떤 정치적 · 사회적 목적을 이루려는 입장에서 쓴 시
6. 심 상 · 어 조
가. 심상의 개념과 기능
♠ 개념 → 감각기관에 의해 떠오르는 대상에 대한 영상이나 대상을 감각적으로 인식하도록 자극하는 말이다. 즉 감각을 재현하는 감각적인 표현을 일컫는다. 이미지(image) · 형상(形象)이라고도 한다.
예> 그는 용감하게 싸웠다.(추상적 의미) → 그는 성난 사자처럼 싸웠다.(이미지)
♠ 기능
⑴ 함축적 의미를 전달하는 기능을 가진다.
김수영의 <풀>이란 시에서 '풀'은 단순한 식물로서의 '풀'이 아닌, 저항적인 인간, 민중의 상징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이미지는 의미를 함축적으로 표현해 준다.
⑵ 대상을 구체적이고도 생생하게 표현한다.
그 녀석 눈이 참 곱군.(개념적 서술) → 그 녀석 눈이 샛별 같아. (직유에 의한 이미지)
아름다운 여인 (추상적 진술) → 국화같은 여인 (이미지)
⑶ 보통의 언어로써 풀이하기 어려운 마음의 상태를 효과적으로 나타낸다.
김동명의 <내 마음은>이란 시에서는 '나'의 마음을 '호수'라는 비유적 이미지를 통해 나타내고 있다. '그대'가 노를 저어 올 수 있고, '나'는 '그대'의 뱃전에 부서질 수 있는 '나'의 내면심리가 효과적으로 나타난다.
⑷ 매우 뚜렷하고도 직접적인 인상을 전해 준다.
이미지는 대개 감각적 경험과 구체적 사물을 나타내는 언어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뚜렷하고 직접적인 인상을 남기게 된다.
7. 운율
가. 운율의 개념 ⇒ 운율이란, 소리의 일정한 규칙적 질서로, 시를 읽을 때 느껴지는 가락(리듬감)을 말한다.
㈀ 운(韻) : 동일하거나 유사한 자음이나 모음이 일정한 위치에서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것.
두운, 요운, 각운 등 한시의 압운법이 대표적이다.
㈁ 율(율격) : 소리의 고저, 장단, 강약, 글자의 수 등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것. 영시의 강약률, 한시의 성조율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 시가의 율격 기준은 시간적 등장성(等長性)에 기초한 음보율(音步律)이 중심을 이룬다.
나. 운율의 요소
♠ 동일 음운의 반복 : 특정한 음(음운)을 반복하여 사용함.
㈀ 자음 반복
예> 갈래 갈래 갈린 길 / 길이라도 (김소월의 "길") → 자음 'ㄱ'의 반복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청산별곡") → 자음 'ㄹ'의 반복
㈁ 모음 반복
예> 오늘 하루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 (김영랑의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 'ㅗ'의 반복
♠ 동일 음절수의 반복(음수율)
예> 한시, 시조, 가사, 창가 등이 대표적임.
산 너머 / 남촌에는 / 누가 살길래 //해마다 / 봄 바람이 / 남으로 오네.// (김동환의 <산너머 남촌에는>) → 7.5조의 음수율
♠ 일정한 음보의 반복(음보율) : 3음보, 4음보가 대표적임
예> 날좀 보소 / 날좀 보소 / 날좀 보소//동지 섣달 / 꽃 본 듯이 / 날좀 보소//
아리 아리랑 / 쓰리 쓰리랑 / 아라리가 났네//아리랑 고개로 / 날 / 넘겨주소.// (민요 <밀양아리랑>) → 3음보
♠ 동일한 통사 구조의 반복 : 같거나 비슷한 문장의 짜임을 반복하여 사용.
예①> 물새알은 / 물새알이라서 / 날개 죽지 하얀 / 물새가 된다.산새알은 / 산새알이라서 / 머리꼭지에 빨간 댕기를 드린 / 산새가 된다.
예②>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 의성어 · 의태어의 사용
예> 살랑살랑 물결 이는 냇가에 서면 / 가슴 안 여린 모래톱으로 / 그리움 사르르 밀려 들오고.
다. 운율의 종류
♠ 외형률 : 시의 표면에 겉으로 드러난 운율(정형률)
㈀ 음위율 → 일정한 위치에 같은 음을 배치함으로써 생기는 운율
예> 한시 · 영시 등의 두운, 요운, 각운
㈁ 음성률 → 소리의 고저, 장단, 강약 등의 주기적 반복으로 생기는 운율.
예> 영시와 한시에는 두드러지나, 우리 시에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본다.
㈂ 음수율 → 글자의 수를 일정하게 규칙적으로 반복함으로써 생기는 운율.
예> 3(4) · 4조, 7 · 5조 등.
㈃ 음보율 → 일정한 음보(音步. 발음 시간의 길이가 같은 말의 단위)를 반복함으로써 생기는 운율. 예> 우리나라 전통 시가(시조, 가사, 민요 등)에서 주로 볼 수 있는 3음보, 4음보 등.
♠ 내재율 : 의미와 융화되어 내밀하게 흐르는 정서적이고 개성적인 운율.
일정한 규칙 없이 배열된 시어 속의 리듬으로, 시를 읽어가는 동안에 독자의 마음속에서 느껴지는 것으로, 행이나 연, 문체, 또는 작품 전체의 의미와 관련되어 있는 주관적인 운율을 말한다.
라. 운율의 효과
♠ 음악을 듣는 듯 느낌을 준다.
♠ 소리의 규칙적 질서에 의해 즐거움과 함께 깊은 인상을 준다.
♠ 일상생활의 말에 대한 무감각으로부터 깨어나게 한다.
♠ 시의 의미와 연결되어서 독특한 어조를 이루어 낸다
8. 시의 : 표현 기교
가. 비유(比喩)
㈀ 개념 : 표현하고자 하는 사물이나 관념을 그것과 유사한 다른 사물이나 관념에 빗대어, 보다 생동감 있고 효과적으로 제시하는 표현방법이다. 비유는 두 사물의 유사점에 근거하여(유추관계) 이루어진다. 이 때, 표현하려는 대상을 원관념, 비교되는 매개물을 보조관념이라고 한다.
㈁ 종류
♠ 직유 : 원관념에 보조관념을 직접 연결하여 표현하는 방법으로, '~처럼', '~같은', '' 등을사용하여 연결한다.
예>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 번개와 같이 떨어지는 물방울은.
♠ 은유 : 유추나 공통성의 암시에 따라, 다른 사물이나 관념으로 대치하여 표현하는 기법이다. 'A는 B이다' 식으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고도의 은유에는 A가 생략되기도 한다.
예> 내 마음은 호수요. 내 마음은 한 폭의 기(旗). 번뇌는 별빛이라. (<승무>) 나는 나룻배 / 당신은 행인
♠ 의인 : 인간이 아닌 대상이나 관념에 인간의 생명력과 속성을 부여하여 표현하는 기법.
예> 소낙비를 그리는 너는 정열의 여인. (김동명의 <파초>)
멀리 조국의 사직의 / 어지러운 소식이 들려올 적마다 // 어린 마음 미칠 수 없음이 / 아아, 이렇게도 간절함이여!(유치환의 <울릉도>)
♠ 제유 : 어떤 사물의 일부분으로 전체를 대신하는 표현 방법
예>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수 있는 동물이 아니다. ( 빵→음식 )
♠ 환유 : 하나의 사물을 가리키는 용어가, 경험을 통해서 그것과 밀접하게 연관되게 된 것에 사용되는 표현기법.
예> 백의의 천사 → 간호사. 관이 향기로운 너는 /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관→뿔 ). 눈물 비친 흰 옷자락 (흰 옷자락 → 우리 민족)
♠ 풍유 : 속담 등, 관용 어구를 통해 원관념을 환기시키는 방법
예> 내 코가 석자라서 그를 도와줄 수 없다.
나. 상징(象徵)
㈀ 개념 : 어떤 구체적 사물이 다른 대상을 표시하거나, 다른 영역의 의미를 암시하거나 환기시켜 주는 것을 뜻한다. 원관념과 보조관념의 관계에서 보면, 원관념은 배제되고 보조관념이 독립되어 함축적 의미와 암시적 기능을 갖는다.
㈁ 속성
♠ 상징의 본질은 의미의 암시성과 다의성이다.
♠ 비유에서는 원관념, 보조관념이 1 : 1의 유추적 관계를 보이지만, 상징에 서는 1 : 다(多)의 다의적 관계이다.
♠ 상징은 비유와 달리 두 대상 간의 공통성에 바탕을 두지 않는다.
♠ 상징은 원관념 파악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 상징의 표현은 대개 비물상적(非物象的)인 것이다.
♠ 상징은 어떤 사물이 자체의 의미를 유지하면서 보다 포괄적인 의미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원관념이 배제된 은유의 형태로 볼 수 있다.
㈂ 종류
♠ 원형적 상징 : 인간의 잠재의식 속에 담겨 있는 대상에 대한 원초적인 이미지로서의 상징
예> 물 → 죽음과 이별, 충만한 사랑 상징. 달 → 그리움과 소망의 대상. 태양 → 희망, 생명, 탄생과 창조 상징. 불 → 정열, 욕망의 파괴 상징
바다 → 죽음과 재생, 무궁과 영원 상징. 봄 → 희망, 소생, 생명 상징
♠ 관습적 상징(제도적 상징) : 한 사회에서 오랫동안 쓰여 관례적이고 공공 성을 띠며,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인 상징
예>십자가 → 속죄양 의식 상징, 비둘기 → 평화 상징,
소나무 →절개 상징. 백합 → 순결 상징
♠ 개인적 상징(개성적, 창조적, 문학적 상징) : 개인에 의해 독창적으로 만들 어 짐으로 참신한 문학적 효과를 발휘하는 상징으로, 의미의 폭이 넓고 암시적이다.
예>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에서 '국화' → 시련을 겪은 뒤의 원숙미
김종길의 <성탄제>에서 '산수유 열매' → 아버지의 사랑
김수영의 <풀>에서 '풀' → 질긴 생명력을 지속해 온 민중들의 삶
이육사의 <청포도>에서 '청포도' → 시인이 바라는 이상적 세계
김춘수의 <꽃>에서 '꽃' → 의미있는 존재
유치환의 <깃발>에서 '깃발' → 영원을 사모하고 지향하는 인간 본성
김광섭의 <성북동 비둘기>에서 '비둘기' → 사랑과 평화(관습적 상징)
물질문명의 발달로 인해 점차 소외되어 가는 인간의 모습(창조적상징)
다. 반어(irony)
♠ 개념 : 표현된 것과 표현의 의도가 상반된 진술 방식으로, 독자들로 하여 금 올바른 해답을 내리도록 하는 기법이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으 나 잘 사용하면 재치와 풍자, 해학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음.
♠ 반어적 표현에는 '말한 것'과 '의미한 것' 사이의 긴장, 대조, 갈등이 담김.
♠ 예> 김소월의 <진달래꽃>에서
나 보기가 역겨워 / 가실 때에는 /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나 보기가 역겨워 / 가실 때에는 /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 님을 떠나 보내야 하는 극한 슬픔을, 반대로 고이 보내겠다고 눈물도 흘리지 않겠다고 표현하고 있지만, 실상은 전혀 보내고 싶지 않으며 서러워서 피눈물이 흐른다는 의미의 표현임.
예> 신경림의 <농무>에서. 비료 값도 안 나오는 농사 따위야 / 아예 여편네에게나 맡겨 두고 / 쇠전을 거쳐 도수장 앞에 와 돌 때 /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 /
→ 농민들의 현실에 대한 불만과 저항의 강한 몸짓이며, 자신들의 고뇌와 한의 뜨거운 발산으로 이루어지는 농무인 만큼 실제로 신명이 난다는 것은 아님.
라. 역설(paradox)
♠ 개념 : 겉으로 보면 명백히 모순되고 이치에 닿지 않는 듯한 표현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그 속에 어떤 진실과 진리를 담고 있는 진술 방식이다.
♠ 예> 한용운의 <님의 침묵>에서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 담긴 진실 : 현실적으로 님은 떠났지만, 시적 자아의 마음 속에 영원히 기억될 님이라는 것, 또한 언젠가는 반드시 돌아오리라는 신념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임.
예> 우리들의 사랑을 위하여서는 / 이별이, 이별이 있어야 하네. (서정주의 <견우의 노래>)
괴로웠던 사나이 /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윤동주의 <십자가>)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김 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유치환의 <깃발>)
마. 풍자
♠ 개념 : 웃음을 자아내는 가운데 날카로운 비판 의식을 감추어 두는 기법 으로, 주로 인간의 악덕과 어리석음, 사회 부조리를 비판하려는 목적으 로 쓰인다.
바. 언어유희
♠ 개념 : 다른 의미를 암시하기 위한 말이나, 동음 이의어를 해학적으로 사용하는 것, 즉, 말이나 문자를 소재로 한 말장난을 뜻한다.
♠ 예1> 송 욱의 <하여지향>에서
"치정(痴情) 같은 정치가 상식이 병인 양하여 ~ 현금이 실현하는 현실 앞에서 다달은 낭떠러지"
→ 음절 도치에 의한 언어 유희로 재미와 함께 긴장감을 준다.
♠ 예2> 황진이의 시조 " 청산리 벽계수야 ~ " "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 창해하면 도라오기 어려오니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간들 엇더리. "
→ 동음 이의어에 의한 언어 유희('벽계수'는 푸른 시냇물이란 뜻이자 당시 종실의 한 사람의 이름이고, '명월'은 밝은 달이자 황진이의 기명이다.)
9. 심상의 표현 방법과 종류
♠ 표현 방법
㈀ 묘사적 심상 : 묘사를 통해 제시되는 심상
예> 송홧가루 날리는 / 외딴 봉우리. // 윤사월 해 길다 / 꾀꼬리 울면 //
산지기 외딴 집 / 눈먼 처녀사 // 문설주에 귀 대이고 / 엿듣고 있다.<박목월, "윤사월">
⇒ 한 폭의 그림을 떠올릴 수 있도록 외딴 봉우리의 풍경을 묘사하고 있다.
㈁ 비유적 심상 : 비유를 통해 제시되는 심상
예> 이는 먼 / 해와 달의 속삭임 / 비밀한 울음. <박두진 "꽃">
⇒ 꽃을 '속삭임', '울음'에 비유함.
♠ 심상의 종류
㈀ 시각적 심상 : 색채, 명암, 모양, 움직임 등을 제시한 이미지.
예> 지나가던 구름이 하나 새빨간 노을에 젖어 있었다. (김광균의 <외인촌>)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유치환의 <깃발>)
㈁ 청각적 심상 : 소리, 음성, 음향 등을 제시한 이미지.
예> 접동 / 접동 / 아우래비 접동. (김소월의 <접동새>)
㈂ 후각적 심상 : 냄새, 향기 등을 제시한 이미지.
예>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이육사의 <광야>)
달은 과일보다 향그럽다. (장만영의 <달,포도,잎사귀>)
㈃ 미각적 심상 : 음식의 맛, 맛을 보는 행위 등을 제시한 이미지.
예> 집집 끼니마다 봄을 씹고 사는 마을. (김상옥의 <사향>)
㈄ 촉각적 심상 : 만짐에 의한 것으로 차가움과 뜨거움, 피부결 등으로 세분.
예>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 (김종길의 <성탄제>)
㈅ 공감각적 심상 : 하나의 감각이 다른 감각으로 전이되는 것.
예>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 →청각의 시각화.(김광균의 <외인촌>)
동해 쪽빛 바람에 / 항시 사념의 머리 곱게 씻기우고. → 촉각의 시각화. (유치환의 <울릉도>)
㈆ 지배적 심상 : 시에 나타난 여러 가지 심상 중에서 독자의 마음속에 가장 강렬한 인상이나 정서를 일으켜 내는 심상.
수 필
1. 수필의 개념과 특성
⑴ 개념 : 인생에 대한 관조(觀照)와 체험을 개성적인 문체로 표현하여 작가 자신을 진실하게 드러내는 문학
⑵ 특성
♠ 무형식의 형식(자유로운 형식) : 수필은 시나 소설과는 달리 일정한 형식이 없는 자유로운 산문이다. 형식의 자유는 구성상의 자유로움을 뜻하며, 자유로운 사고 · 상상력 · 관찰력을 동반한다. 그러나 수필의 '무형식'이 아무렇게나 써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정해진 형식이 없을 뿐, 수필은 작품 한 편마다 나름의 형식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 제재의 다양성 : 수필은 작가의 개성에 따라 사회 · 역사 · 자연 · 인생 등에서 느끼거나 생각한 모든 것이 제재가 될 수 있다.
♠ 개방성(비전문성) : 수필은 생활인이면 누구나 쓸 수 있는, 전문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 대중적이고 누구에게나 개방된 문학이다.
♠ 개성의 문학 : 수필의 '나'는 바로 작가 자신이며 개성을 지닌 인격체이다. 개성은 문학의 내용 조건인 가치 있는 체험을 충족시키는 수필의 조건이다. 개성이 있음으로 해서 사소한 일상사가 가치 있는 것으로 전환된다.
♠ 자기표현 및 고백의 문학 : 수필은 작가 자신의 인생관이나 사상, 감정, 정서 등이 중심이 되므로, '나'를 숨김없이 드러내는 자기 표현 및 고백의 문학이다.
♠ 지성의 격조 : 훌륭한 수필은 형식의 자유로움과 주제의 심각성 사이에서 긴장감을 가진다. 주제의 심각성은 격조 높은 지성에서 오며, 지성은 내용을 제약할 형식이 없는 수필 형식의 대체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 비교적 짧은 글이다 : 수필은 다른 산문 양식에 비해 짧은 편으로, 주고 200자 원고지 5~10매 내외로 쓰여진다.
2. 수필의 언어와 표현
가. 수필의 언어 ⇒ 수필에 쓰이는 언어는 시나 소설에 사용되는 언어의 중간적 성격을 띠며, 산문성, 구체성, 문학성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 산문성 : 운문의 규칙적 율격을 제외하고, 흔히 비유 · 상징의 요소까지 원용하여 함축성 있는 표현을 시도하기도 한다.
㈁ 구체적, 특수적 어휘 : 형상력을 지닌 어휘 선택과 그 결합이 이루어지며, 개별적인 대상을 환기시키는 언어를 사용한다.
㈂ 유머와 위트 : 작가의 개성을 특히 두드러지게 하는 요소로, 너그럽게 감싸는 웃음을 유발하거나, 지적인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나. 수필의 표현
㈀ 설명 : 어떤 대상과 관련된 사실이나 지식이나 정보 등 개관적 내용을 전달하여, 그 대상을 알고 이해하도록 하는 방법.
㈁ 묘사 : 어떤 대상을 말로써 그려 보이는 것으로, 그 대상으로부터 받은 인상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두는 방법.
㈂ 서사 : 시간, 움직임, 의미를 3요소로 하여 이야기 형식으로 어떤 과정을 전달하는 방법
㈃ 논증 : 의견이나 주장을 진술한 명제를 설정하고, 그 명제의 정당함을 논리적 근거를 들어 일정한 추론 방식에 따라 증명하는 방법
㈄ 설득 : 작가가 독자로 하여금 믿거나 받아들이도록 하는 진술 방식.
3. 수필의 구성
♠ 직렬적인 구성 : 수필의 각 부분이 인과나 시간적 순서, 공간적 순서 등의 유기적 관계에 놓이는 짜임으로, '서두, 본문, 결말'의 3단 구성이 전형적인 예가 된다.
♠ 병렬적인 구성 : 수필의 각 부분이 서로 유기적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존재하면서 주제에 부합하는 짜임이다.
♠ 혼합적인 구성 : 직렬식 구성과 병렬식 구성이 한 편의 수필에 섞여 있는 짜임이다.
♠ 진술 방식에 따른 구성
① 일기체 구성 ② 편지체 구성 ③ 서사적 구성 ④ 시적 구성 ⑤ 극적 구성
4. 수필의 종류
♠ 태도상의 분류
① 경수필 : 개인적 수필
* 신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바탕으로 하여, 개인의 취향, 체험, 느낌, 인상 등을 자유롭게 쓴 수필.
* 내용과 분위기가 친근감을 가질 수 있는 개인적인 수필
* 개인적 감성과 정서가 중심이 되며, 개성적이고 신변적인 특성을 지닌다.
② 중수필 : 사회적 수필
* 비교적 보편성이 있는 일정한 주제를, 객관적인 관찰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논리를 세워서 쓴 수필
* 내용과 분위기 면에서 무게와 깊이를 지니며,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수필
* 객관적 관찰이 중심이 되며, 지적이고 사색적이며 논설적인 성격을 지님.
♠ 진술 방식에 따른 분류
① 서정적 수필
* 일상 생활이나 자연에서 느낀 것을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표현한 수필.
* 표현 기교에 유의하여 예술성을 강조한다.
* 필자의 정서적 경험을 독자에게 전달해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목적이 있다.
* 인간과 자연의 교감에 기초한 사색적 성격을 지니기도 한다.
* 예 : 이양하의 <신록예찬>, 나도향의 <그믐달>, 윤오영의 <달밤><까치>
② 서사적 수필
* 필자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형식으로 쓰는 수필.
* 인간세계나 자연의 어떤 사건에 대하여, 필자의 주관을 개입시키지 않고 객관적으로 서술한 수필.
* 내용의 사실성, 현실성, 서술의 정확성이 중요시된다.
* 주로 기행 수필에서 많이 볼 수 있다.
* 예> 최남선의 <백두산 근참기><심춘순례>, 김동인<대동강>, 계용묵의 <제주도 기행>
③ 희곡적 수필
* 경험의 세계를 극적 전개 위주로 서술하는 수필.
* 사건 전개가 유기적 · 통일적 진행을 이루며, 극적 효과를 위해 현재 시제가 흔히 쓰인다.
* 예 : 계용묵의 <구두>, 이숭녕의 <너절하게 죽는구나>, 김소운의 <가난한 날의 행복> 등
④ 교훈적 수필
* 자연이나 인생에 대한 필자의 오랜 체험이나 깊은 사색을 바탕으로 하는 교훈적인 내용의 수필.
* 내용과 문체가 중후하고, 신념과 삶의 태도 등이 강하게 나타난다.
* 인도주의적, 계몽주의적 색채를 띠기도 한다.
* 예 : 대부분의 고전 수필, 김진섭의 <모송론>, 이양하의 <나무>, 이어령의 <삶의 광택> 등.
5. 수필의 수용과 감상
수필은 생활 주변의 사소한 체험에서 철학적 의미와 인생의 교훈을 발견하는 문학이다. 작가의 체험이 제재가 되어 작품의 바탕을 이루고, 이에 대한 작가의 해석이 주제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수필을 읽으면서 작가의 체험을 간접적으로 느껴 보는 것도 수필의 감상에서 꼭 필요한 일이다. 또 수필은 작가의 가치관, 행동 양식, 내면세계 등을 잘 드러내는 개성의 문학이므로 글쓴이의 개성과 가치관을 파악하며 감상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작가가 자신의 체험에 부여한 의미가 나의 어떤 점을 돌아보게 하며, 어떤 깨달음과 가르침을 얻을 수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도 수필을 읽는 즐거움이다.
♠ 가치 있는 체험을 수용하기
♠ 유추적 사고를 통한 이해의 범위 넓히기
♠ 작품이 주는 교훈을 내면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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