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동시

고래에게 날개를

빛마당 2023. 11. 25. 13:27

고래에게 날개를

 

김재수

 

넓은 바다에 사는 고래는

가끔 하늘을 향해 물기둥을 뿜어 내지

커다란 지느러미가 날개가 되어

하늘을 나는 꿈을 꿀 거야

 

높은 하늘을 힘차게 나는 독수리는

가끔 물위를 향해 날개를 치지

커다란 날개가 지느러미가 되어

바다 속을 헤엄치는 꿈을 꿀 거야

 

땅위에 붙박이로 사는 나무들은

가끔 하늘을 물가를 향해 몸을 흔들지

땅위 아무 곳에나

마음대로 다니고 싶은 꿈을 꿀 거야

 

밤을 새워 그림을 그렸어

고래에게는 날개를 그리고

독수리에게는 지느러미를 그리고

그리고 나무에게는 든든한 신발을 신겼지

 

꿈은 이루어진다고 하더니

내 꿈속에서

하늘 나는 고래와 헤엄치는 독수리

자유롭게 이곳저곳 다니는 나무를 만났거든.

202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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