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말 자동차의 말 위험해요 조심해요 비상입니다. 노란 두 눈 연신 깜박깜박 오른 쪽으로 갈게요 오른 쪽 눈이 깜박깜박 속도를 줄여 주세요 빨간 불이 번쩍번쩍 안개가 심해요 노란 두 눈 밝혀주고 잘 들어야 한전한 자동차의 말은 빛 2023. 5.16. 나의 문학/동시 2023.05.18
벌레 벌레 나무 밑을 지나는데 찍- 벌레가 내 머리위에 똥을 쌌다 올려다봐도 그놈을 보이지 않고 바람에 나부끼며 이파리들이 웃고 있다 숨어버린 그놈에게 욕을 할까 하다가 어제 밤 몰래 풀밭에 오줌을 눈 게 생각나 혼자 웃었다. 2023.5.13 나의 문학/동시 2023.05.18
잡초 잡초 아무도 가꾸지 않는데 저렇게 잘 자라는지 김도 매고 거름도 주고 농약까지 뿌려 줘도 잡초만큼 어림도 없다 사람의 손길이 못 미친다고 하나님이 직접 키우시나 보다 쑥쑥 잘 자라는 명아주, 바랭이, 토끼풀 ... 가끔 부럽다. 2023.5.14 나의 문학/동시 2023.05.18
엄마 엄마 배우지 않아도 저절로 부른 이름 부르기도 전에 가슴 먹먹해 지고 왜 그런지 눈물이 나는 이름 아플 때 슬플 때 더 부르고 싶은 이름 가슴에 샘물처럼 흘러 부를수록 넉넉해지고 편한 이름 엄마. 2023.5.12. 나의 문학/동시 2023.05.18
백일장 백일장 닷새 만에 열리는 상주 장날도 아니고 글쓰기 대회 하는 백일장* 큰 상을 타야 자랑도 하고 엄마 체면도 서는데 글제를 보니 앞이 캄캄하다 나만 그런가? 모두 머리를 쥐어짜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선생님은 즐거운 마음으로 글을 쓰라 하는데 나는 괴롭다 머리가 깨어 지는 날이다. 2023. 5.5. 나의 문학/동시 2023.05.18
형광등 형광등 끔벅끔벅 끔벅이다가 켜진다고 놀려대지만 여유가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지 끔벅끔벅이면 바꾸어 달라는 신호 여유를 준다는 건 얼마나 현명한 일인지 2023.4.26. 나의 문학/동시 2023.05.18
바람꽃 바람꽃* 꽃은 모두 고운 줄 알았는데 향기 대신 뿌연 먼지만 뿌리는 꽃 하늘도 가리고 앞산도 가리고 얼굴까지 가리게 하는 꽃 중의 꽃 심술 꽃 2023.4.26. * 옛 사람들은 황사(黃砂)를 바람 꽃이라 불렀다. 나의 문학/동시 2023.05.01
꽃이 나에게 꽃이 나에게 기다리라고 하네 꽃이 필 때까지 웃어보라 하네 꽃처럼 아낌없이 주라 하네 가진 거 작아도 내어주라고 하네 꽃 진 자리 열매를 위해 2023.4.25 나의 문학/동시 2023.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