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봄 병아리가 달걀 껍질을 깨듯 어미닭이 달걀 껍질을 쪼듯 땅은 흙의 껍질을 깨고 하늘도 비와 바람과 햇살로 쉼 없이 단단한 껍질을 쪼아대더니 뾰족 뾰족 돋아나는 새 생명들 하늘도 지구도 힘이 드는지 오소소 몸살을 한다. 2023.3.29. 나의 문학/동시 2023.05.01
안경 안경 앞이 침침하다는 할아버지 돋보기 쓰시더니 아, 잘 보여 글씨가 희미하다는 내 동생 졸보기 맞춰 쓰더니 오, 잘 보이네 알다가도 모를 친구 마음 어떤 안경을 쓰면 잘 볼 수 있을까. 2023.3.12 나의 문학/동시 2023.05.01
용돈 용돈 용돈 보냈다는 할머니 문자와 함께 계좌이체로 들어온 용돈 감사하다는 문자를 보내면서도 눈에 보인다 두 손 꼭 잡고 주시던 따스한 할머니 손길 2023.2.24 나의 문학/동시 2023.02.25
주머니장갑 주머니장갑 그냥 장갑보다 벙어리장갑을 껴봐 네 손가락이 함께 모여 훨씬 더 따스하지 장갑 안에서 서로 기대 더 따스하지 어때? 주머니장갑이라 부르면 멋질 것 같아. 2023.2.22. 나의 문학/동시 2023.02.25
벙어리장갑 벙어리장갑 포근하고 따뜻한데 누가 붙여 준 이름일까? 하필 벙어리장갑이라고 수화로만 이야기 하는 그 애에게 괜히 미안하다. 2023.2.22. 나의 문학/동시 2023.02.25
두리반 두리반 식구들 둥글게 앉아 함께 먹던 두리반 학원가는 형 혼자 먹고 바쁘다고 누나 혼자 먹고 출근하시는 아빠 또 혼자 드시고 언제일까 접은 다리 다시 펴고 한 자리에 모여 앉는 날은 2023.2.20 나의 문학/동시 2023.02.25
눈 3 눈 3 간밤에 몰래 다녀 온 길을 너도 몰래 다녀 갔구나 2023.1.14. 눈 3. 별 것 아닌 일로 얼굴 붉혀 얼굴 마주 보며 차마 할 말 못해 끙끙거렸는데 네가 다녀갔구나 하얀 마음 남겨 둔 걸 보니. 2023.1.14 나의 문학/동시 2023.01.17
떡국 떡국 김재수 두 그릇을 먹고 싶다 나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데 한 그릇도 천천히 드시는 할아버지 엄마 아빠는 그냥 웃고 계셨다 나 한 번 할아버지 한 번 보시며. 2023.1.2. 나의 문학/동시 2023.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