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 558

나무에게

나무에게 아름드리 느티나무 그늘아래서 책을 읽는데 갑자기 책이 느티나무에게 말을 건네는 거야 “나도 너처럼 잎이 무성한 나무였단다.” 느티나무가 책을 보며 깜짝 놀랐지 이번엔 긴 의자가 말하는 거야 “나도 너처럼 아름드리 나무였단다.” 느티나무가 또 의자를 보며 놀랐어 책과 의자가 말했어 “너는 살아서 그늘을 만들지만 우리는 다른 모습으로 다시 살고 있단다.” 2023. 10.13

윷놀이

윷놀이 네 개의 윷 까치가 신기하다 다섯 가지 달라지는 경우들이 웃기도 울리기도 하는 고뿔 한 번 안하고 단숨에 나는 윷말도 있고 넉동짜리 윷말이 마지막 자리에서 뒤 도에게 잡히는 기막힌 역전 앞서 간다고 앞서는 것도 아니고 뒤 딸아 간다고 처지는 것도 아니다 돌아서 간다고 늦어지는 것도 질러간다고 빨리 가는 것도 아니다 모 나오라고 소리쳐도 도가 나오고 걸쯤이 좋다는데도 제 맘대로 나오는 윷 알 수 없는 윷 까치를 던지며 우리는 오늘도 신나는 윷놀이 중. 2023.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