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9. 버림과 찾음 239. 버림과 찾음 추질추질 겨울비가 내립니다. 앞산이 빗속에 잠기고 있습니다. 골목을 나와 막 큰 길 모퉁이 지나려는데 어제까지 보지 못했던 짤막한 현수막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개를 찾습니다. 사모에드. 수컷 흰색. 6년생. 현상금 1,000,000원. 신고자 500,000원. 절대비밀 보장 연락처 010-9*5*-**** 갑.. 나의 문학/산문 2010.04.05
오르막 길 오르막 길 거의 왔는데 숨이 차다 하늘도 구름도 노랗다 발아래 아직 터지지 않은 나무의 꽃눈들이 날 보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봄의 오르막을 오르나 보다 땀이 맺힌 걸 보면 한 번 숨을 고르고 나니 금방 올라오는 걸 되 내려갈 뻔 했잖아 내리막길이 열리는 곳으로부터 푸른 하늘이 다가오고 구.. 나의 문학/동시 2010.03.08
겨울나무 외 겨울나무 가진 것 남김없이 다 내려놓았다 손이 편하다 가릴게 게 없으니 하늘이 다 보였다 눈이 편하다 이따금 흔들어 대는 바람 온 몸을 내 맡기면 마디마디 휘파람 소리 노래가 된다 마지막 줄기를 타고 오르는 물소리까지 멀리 보내면 편한 마음 그제야 내몸에 선명하게 그려지는 나이테 한 금. 200.. 나의 문학/동시 2010.02.02
꽃 꽃 들꽃이 피었다 활짝 꽃의 표정들이 모두 그랬다 ^*^ 꽃을 보는 이들도 모두 ^*^ 들꽃을 꺾어와 병에 꽂았다 꽃병에 꽂힌 꽃을 보며 사람들은 모두 그랬다 ^*^ 그런데 정말 꽃들은 어떠했을까 ^*^ ? -*- ? -_- ? ㅠ ㅠ ? >*< ? 2009. 11. 25 나의 문학/동시 2009.11.26
가을걷이 가을걷이 손바닥 만 한 텃밭에 앉아 할아버지 할머니 타작을 하신다. “나 여기 있어요.” “나도 여기 있어요.” 들깨도 노란 콩도 깍지에서 튀어 나온다. ...˚․˚. . ... . .. .. .. ○○○ ○ ○○ ○○○ ✉, ✉✉✉ 들깨는 한 봉지 콩은 세 봉지 봉지는 달라도 두 분은 역시 ~^*^, ^*^~ 2009. 10.13 나의 문학/동시 2009.11.26
238. 산 위에서 238. 산 위에서 가까운 가을 산을 다녀왔습니다. 산을 오를 때는 대부분 눈앞에 보이는 것들에 충실합니다. 내 발자국을 놓을 곳들과 그리고 눈에 잘 띄는 크고 작은 나무들과 잡초들. 가까이서 보면 저마다 조금씩 다른 표정을 하고 있음이 신비롭습니다. 이는 가까운 곳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찾을 수 .. 나의 문학/산문 2009.11.21
237. '감사'라는 말 237. ‘감사’라는 말 친구 두 사람과 함께 병문안을 하고 돌아오는 길입니다. 많이 수척해진 그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젖은 낙엽이 들어 누운 길 만큼이나 허전했습니다. 그리고 별로 시리지 않은 바람임에도 한기가 파고 들어와 옷깃을 여밉니다. 지금 병원에서 고통당하는 친구가 빠른 시간 안에 완.. 나의 문학/산문 2009.11.21
236. 맞장구치기 236. 맞장구치기 홀가분하게 잎을 떨어뜨리고 선 은행나무를 봅니다. 한 순간 미련 없이 내려놓기란 쉽지 않을 터인데 오히려 칼칼한 하늘과 맞선 그 당당함이 숙연하기까지 합니다. 하잘 것 없는 이해관계, 쓸데없는 자존심 때문에 눈에 쌍심지를 돋우며 사는 보통사람으로서는 부럽기도 합니다. 누군.. 나의 문학/산문 2009.11.07
235. ‘모두가 다 그래도 ..’ 235. ‘모두가 다 그래도 ..’ 따뜻한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저만치 해질 녘 노을빛으로 저무는 가을을 보내고 있습니다. 찬란하던 여름 그 싱싱한 은행잎들이 행선지도 모르는 바람에 실려 우르르 몰려가고 있습니다. 은행잎들이 구르는 길을 따라 이내 겨울이 찾아오겠지요. 참으로 짧은 시간, 다가 왔.. 나의 문학/산문 2009.11.07
234. 길을 가다가 234. 길을 가다가 하늘이 흐린 날은 마음에도 구름이 들어와 앉습니다. 마음에 구름이 드리면 생각도 막막해집니다. 이럴 땐 훌훌 털고 일어서는 일이 상책입니다. 그냥 편한 옷차림으로 한길에 나섰습니다. 좀처럼 걷지 않았던 길을 걸으니 발바닥이 편하지 않습니다. 다니기에 좋아라고 포장한 길이 .. 나의 문학/산문 2009.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