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동시

차창 닦게

빛마당 2014. 3. 6. 20:46

차창 닦게

 

비오는 날

눈 오는 날

때로는 안개가 짙은 날

할 일이 많아 바쁘다.

 

늘 같은 곳에서

똑 같은 일을 하지만

열심이다.

 

팔이 아플수록

깨끗해지는 차창을 통해

환하게 트인 앞을 본다

 

비 오지 않고

눈 오지도 않고

안개가 짙게 드리우지 않은 날

하릴없는 것 같아도

 

차리고 있다

어디엔가 묻어 있을

또 다른 먼지를 닦아 낼

201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