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동시

단풍 외 3편

빛마당 2017. 10. 23. 21:33


단풍

              

 

지난 봄

하얗게 웃기만 하던 벚나무가

 

이 가을

온몸이 점점 붉어지고 있다.

 

안다

 

날이 갈수록

붉게 타는 속을

 

나도 지금 속으로

타고 있으니.

2017.10. 8

 

민들레(2)

 

환한 얼굴로

해처럼 웃을 때

반갑게 찾아오던

벌과 나비들

 

언제부터였나

하나, ....

홀씨 날아가듯

훌훌 떠났는데

 

텅 비어서

더 낮은 자리

 

고맙다

 

시린 몸

따스하게 등 다독여주는 너

햇살 한 자락

2017. 10.9

 

집으로 가는 길

 

환하던 꽃길이

낙엽으로 곱다

 

어느 듯

엄마가 부르는 소리

 

종일 신나던

소꿉놀이

 

툭 툭

두 손 털고 일어서면

 

땅거미 내려

으스스 시린 어깨를

포근히 감싸주는

 

대문과 불빛 환한 창문

날 기다리며 열려있는

 

저기

우리 집

2017. 10.14

 

재채기

 

콧구멍 속이나

기관지 어딘가

나쁜 게 들어오면

 

안 돼!!!!

 

순식간에

내 몸이 알아차리는데

 

나도 몰래 미움과 욕심덩어리

불처럼 일어나는데

너는

어디에 숨어버린 걸까

 

이상하다

콧물까지 흘리며 일어나던

그 시원하던 재채기.

201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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