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동시

마늘 밭에서

빛마당 2015. 1. 3. 21:59

마늘 밭에서

흙 묻은 손으로

뚫어 가는 마늘 밭

비닐 구멍 사이로

뾰족 뾰죡

고개를 내민

마늘 싹들이

고마워요

땀을 씻으며 인사를 한다.

곡식이란

저절로 자라는 게 아니란다.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크는 거란다.

굽은 허리 펴시는

아버지

내일 또 오마

마늘 싹들이 모두

파란 인사를 하고 있다.

2014.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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