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동시

채우기

빛마당 2016. 12. 21. 20:41

채우기

 

비와 바람과 햇살이

가슴을 열고 있는 계절

 

담장의 콩 꼬투리는 제 품에 맞게

들판의 벼도 제 목 고개에 맞게

 

길 섶 강아지풀도

아름드리 상수리나무도

제 몫만큼

담고 있다. 차곡차곡

 

넘쳐도 안 돼

모자라도 안 돼

쉼 없이 저울질 하며

 

욕심내지 않아야

넉넉해지는 그릇

 

가을은 모두에게

차곡차곡 채우고 있다.

2016.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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