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동시

내 자리와 그자리

빛마당 2022. 4. 14. 13:45

내 자리

 

화단 귀퉁이 패랭이꽃

큰 바위 밑 푸른 이끼

 

바람이 물었어

 

네가 왜 거기 있니?

 

그래요

이 자리는

내가 꼭 필요하데요.

2022. 3.19

 

그 자리

 

그 자리에

또 피었다 패랭이꽃

 

뿌리 채 뽑아내려고

안간힘을 썼는데

 

여기가 제자리라며

보랏빛 얼굴로

또 피었다

 

뽑아내려던

손을 거두었다.

2022.3.19.

 

'나의 문학 > 동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열무 꽃  (0) 2022.05.17
봄과 봄날과 춘분  (0) 2022.04.14
이상한 웅변 외 친구에게  (0) 2022.04.14
목발 외 섯달 그믐날  (0) 2022.04.14
숙제  (0) 2022.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