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문화/상주문화 23호

「시의전서(是議全書)」의 현대적 해석

빛마당 2014. 3. 5. 14:06

「시의전서(是議全書)」의 현대적 해석

(사)시의전서(是議全書) 전통음식연구회 이사장 노 명 희

목 차

1. 서론300

2.「시의전서」소개302

3. 책의 내용303

4. 결론317


1. 서론

본 글은 조선후기 간행된 경상도 상주지방의 음식 조리서인「시의전서」콘텐츠의 현대적 해석과 재현을 통해서 지역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으로 개발하려는 지자체의 의도와 향토 고유음식에 대한 지역구성원들의 이해의 폭을 넓히려는 지역 문화원의 관심으로 쓰이게 되었다.

시대를 막론하고 우리가 사는 문화는 어떻게 입고(衣), 어떻게 먹고(食), 어떻게 잘(住) 것인가에 대한 인류 생활의 고민의 결과이다. 생활(Life)은 사람이 살면서 생명을 유지하고 살기 위해서 행하는 필수적인 활동이며, 옷과 밥과 집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가장 기본적인 양식으로 문화는 실제로 이것으로부터 다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듯하다.

우리의 문화는 오랜 세월 동안의 경험과 지식의 축적으로 발전을 이루어왔으며 이러한 경험과 지식은 구전과 그리고 발전된 기록체계의 활용 결과에 의해서이다.

한글창제와 같은 조선조의 발전된 기록체계 속에서 수많은 종류의 의서(醫書)나 농서(農書) 병서(兵書)가 간행되었다.

그러나 그 많은 전문 서적 중 우리가 어떤 것을 어떻게 먹고 생활할 것인가에 대한 음식의 조리서는 많이 보이지 않는다. 이는 국왕 자신이나 국민의 치병(治病)․양생(養生)을 위한 의서(醫書)나 국가 재정의 기본이 되는 농정을 지도하는 농서(農書)는 국가 스스로 편찬하고 간행하는데 비하여 조리법은 국가적 차원이 아닌 개인이나 각 가정에서 특이하게 존재하였을 것이다.

조리서는 거의 간행되지 않았으나 각 가정마다 자기 집의 조리비법을 메모해 두어 며느리 <혹은 딸>를 통해서 계승시켰을 것이고, 때로는 조리 전반에 걸친 설명이 필사본(筆寫本)으로 전승되었을 것이다. <「시의전서」외 다른 고 조리서에 소개된 음식들은 국내․외에서 나는 모든 귀한 식재료를 사용하여 조리되어 왕실이나 고관대작 내지 사신들, 양반들에게 제공되는 전유물이었기에 조리서를 간행할 필요까지 없었을 것이며, 굶주리는 많은 평․상인들이 존재하던 때에 산해진미의 격조 높은 고급 음식을 즐긴다함은 반상계층들의 마음속에 특권의식에 대한 일말의 미안함이라는 생각이 있어서였을 수도 있겠다.>

동양 삼국들 중 개화 이전에 여성의 손으로 이룩된「음식디미방」이나「주방문(酒方文)」,「시의전서」와 같은 조리서를 갖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뿐이니 그래도 자긍심을 느낄만하지 않겠는가?

필자는「시의전서」조리서를 통해 (사)시의전서 전통음식연구회와 더불어 다수의 음식을 재․시연(再․試演)했으며 이 조리서 내용들을 보다 쉽게 분류하고 재해석하여 책에 소개된 음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로 삼고저 한다.


2.「시의전서」소개

시의전서는 경상도 지방의 음식 조리서로 안동지방의「수운잡방」, 영양지방의「음식디미방」과 더불어 경상도 지방의 3대 조리서로 꼽힌다.

「시의전서」는 1890년대에 편찬된 것으로 추정되며 작자 미상의 이 책은 비록 편찬 년도가「수운잡방」이나「음식디미방」보다 늦긴 하지만 경북 상주의 반가 음식부터 왕실 요리까지 422가지 요리에 대해 소개한 조선판 음식 백과라 할 수 있다. 모두 상하 2편 1권으로 일제 강점기인 1911년에 창립된 대구인쇄합자회사에서 인쇄한 상주군청의 괘지에 모필(毛筆)로 적었다. 각각의 면은 12행이고, 행 당 약 27자로 필사했는데 큰 제목은 난 밖에 한자로 두서 하였고, 항목은 한자와 한글을 병용한 것이 많다.

이 책에는 '비빔밥'이라는 용어와 함께 배추통김치 조리법이 처음으로 등장한다.

상편에는 장․김치․밥․미음․원미․죽․응이․찜․선․탕․신선로․회․면․만두․전골․전․구이․포․장육․자반․나물․조치․화채․약식 등을 수록하였고, 하편에는 전과․편․조과․생실과․약주․제물․회․채소목록․각색 염색․서답 법․반상도식까지 수록했다. 특히, 반상도식〈상차림 그림〉은 매우 귀한 것으로 구첩반상․칠첩반상․오첩반상․곁상․술상․신선로 상․입맷상 등이 실려 있어 조선 후기 상차림을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는 좋은 자료이다.


3. 책의 내용

책은 주식류, 부식류, 후식류, 주류(酒類), 양념류, 저장식품의 종류와 재료, 식기 및 조리 용구, 도량형(度量衡)의 단위, 조리 조작, 맛의 표현, 음식 담는 법과 상차림법의 순서로 설명되어있다.


가. 주식류

① 밥 ; 장국밥, 비빔밥,

② 죽 : 잣죽, 흑임자죽, 장국죽

③ 미음 : 삼합미음,

④ 의이 : 갈분의이

⑤ 원미 : 소주원미, 장국원미

⑥ 국수 : 장국냉면, 깻국국수, 시면

⑦ 탕병 : 떡국

⑧ 만두 : 어만두, 밀만두, 수교의


나. 부식류

① 국 ; 잡탕, 송잇국, 연포국

② 찌개 ; 천엽조치, 양조치, 골조치

③ 전골 ; 열구자탕

④ 찜 ; 송이찜, 죽순찜, 붕어찜, 게찜, 수어찜

⑤ 선 ; 배추선, 호박선, 외선, 고추선

⑥ 구이 ; 게구이, 붕어구이, 뭉치구이, 가리구이

⑦ 적 ; 약산적, 족적, 어적

⑧ 느르미 ; 느르미

⑨ 전유어 ; 어육각색 간랍, 게 간랍, 해삼전

⑩ 숙채 ; 호박문주 법

⑪ 조림 ; 약산적 조림, 생치장조림

⑫ 초 ; 홍합초, 전복숙

⑬ 볶음 ; 묵 볶기

⑭ 회 ; 잡회, 어채

⑮ 포 ; 편포, 약포

⑯ 쌈 ; 전복쌈, 깻잎쌈, 어포법

⑰ 무침 ; 북어무침,

⑱ 자반 ; 천리찬, 마나지법

⑲ 순대 ; 어교순대

⑳ 묵 ; 탄평채

족편 ; 족편, 전약법

김치 ; 가리김치, 열젓국지, 장짠지, 장김치법


다. 후식류

① 떡 ; 녹두찰편, 깨찰편, 귤병단자, 잡과편, 두텁떡, 어름소편, 증편, 대추인절미, 꼽창떡, 대추주악

② 잡과류 ; 약과 하는 법, 만두과, 매작과, 석류과, 빈사과, 강정방문, 메밀산자, 흑임자다식/녹말다식/송화다식, 인삼정과, 행인정과, (모과)쪽정과, 율란/조란, 밤숙, 모과편, 녹말편

③ 음청류 ; 송화밀수, 배숙, 순채로 화채하는 법, 보리수단


라. 주류(酒類)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가정에서 술을 빚어(家釀酒)’ 마시는 풍습을 이어 왔다. 우리의 고유한 가양주문화는 조선시대로 접어들면서 비로소 형성되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술은 지방에 따라, 가문에 따라 또 빚는 사람의 솜씨에 따라 갖가지 가양주들이 등장하여 맛과 향기를 자랑했는바, 이러한 배경에서 향토성을 띤 토속주가 명주로 등장하였고, ‘명가명주(名家銘酒)’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였다.

명가란 사대부와 부유층, 세도가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들의 집에는 손님들의 출입이 빈번했으며 또한 관청에서도 내외의 손님을 접대함에 있어 음식과 더불어 술의 접대가 손님에 대한 예와 도리로 인식되어져, 저마다 미주(美酒)를 빚어 손님 접대와 제사, 차례 등의 행사에 이용해 왔던 것이다.

각 가정에서는 자가 양조를 하였고 관에서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았으나 일제강점기인 1909년 세수 확보의 목적으로 주세법이 발효되어 생산량에 따라 과세하는 간접세가 생긴 후 5차에 걸친 주세령(酒稅令)의 개정으로 1934년에는 자가 술 양조면허자가 완전히 없어졌다. 이후 주조업에 양반계층이 다투어 뛰어들게 됨에 따라 주조업자가 비대해지고 술의 품질이 주세를 위하여 규격화 되어감에 따라 명주가 사라지고 심한 주세에 백성들의 원성 높아졌으며, 그로 인한 밀주의 성행과 단속의 악순환이 되풀이되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전통주는 차츰 그 자취를 감추게 되고 풍류가 깃든 조상의 술 빚기도 사실상 사라졌음은 우리 전통문화의 맥을 이어갈 수 없다는 면에서 상당히 아쉬운 대목이다.

① 소국주 : 소국(小麴)’이란 미세한 누룩가루를 뜻하며 소국주는 고운 누룩가루로 빚은 술을 의미하며 매우 오랜 역사를 지닌 술로 전해오고 있다.

정월 첫 해일(亥日)에 멥살 5되를 가루내고 여기에 끓인 물 3되를 넣어 죽을 쑨다. 죽이 식으면 누룩가루 5홉과 밀가루 5홉을 넣어서 저어둔다. 이튿날 찹쌀 3말을 익게 찐뒤 덩이덩이 뭉쳐 찬데 둔다. 이것이 얼었다 녹았다 하다가 3~4월이 되면 술이 괴어 물을 퍼 쓰듯 할 수 있다. 오래도록 맵고 향기가 좋다.

② 과하주 : 약주에 소주를 섞어 빚는 혼양주이다.

찹쌀 두말을 깨끗이 씻어 푹 찌고 끓인 물 3병을 넣어 잘 섞고 완전히 식힌다. 여기에 누룩가루와 밀가루를 5홉씩 넣는다. 7일 만에 가운데를 열어보면 맛난 맛이 가득하고 단맛이 많으니 삼칠일(21일)이 지나야 좋다. 5월에 빗어 9~10월까지 두어도 변치 않으니 처음 채우기를 많이 채우면 변할 걱정이 없다.

③ 방문주 : 술 빚는 방법대로(酒方文) 빚는 술이란 뜻으로 태초에 중국에서 술 빚기가 이루어졌을 때, 주재료를 처리함에 있어 ‘죽’과 ‘백설기’ 형태로 술을 빚어오다가 고두밥 순으로 발달하였는데, 이와 같은 방법의 술 빚기 형태를 근간으로 술 빚는 법이 정착되었고, 이대로 빚은 술이 ‘방문주’이다.

방문주 3말을 빚으려면 멥쌀 9되를 깨끗이 씻어 담갔다가 이튿날 빻아 7되 들이로 셋만 부어 범벅을 개고, 식거든 항아리에 넣는다. 항아리에는 날물을 없게 하고, 짚을 그 향을 쏘인다. 가루누룩을 2되만 넣어 고루고루 쳐서 항아리에 넣어 괴면 멥쌀 3말을 깨끗하게 씻어 푹 찐다. 달고 더운 김에 냉수 9사발을 섞어 물이 들면 이를 헤쳐 서늘하게 식힌다. 여기에 밑술을 섞어 빚는데 밀가루 1되를 넣고 빚어 술이 많이 고이면 술을 드리운다. 술을 처음부터 덮게 하고 술이 괴면 즉시 차게 한다.

④ 벽향(행)주 : 평양 등 관서지방의 명주로 알려져 있으며 ‘술 빛깔이 푸르고 향기롭다’는 뜻에서 유래한 술이다. 푸른 술 빛깔은 그만큼 맑다는 뜻으로 이 술의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

먼저 멥쌀 반말을 깨끗하게 씻어 가루로 낸다. 물 한말을 넣고 개어 죽을 쑤고, 죽이 식으면 가루누룩 2되를 섞어 둔다. 7일 뒤에 멥쌀 2말을 깨끗하게 씻어 물 2말에 가루누룩 2되를 섞어 전 술밑과 덧술 하여 7일 만에 드리운다.

⑤ 녹파주 : 고려시대부터 빚어져 온 유하주, 방문주 등과 함께 대표적인 상용청주로 알려져 있으며 ‘술 빛깔이 물결치는 파도와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마치 오이추출물과 같이 약간 푸르스름한 빛깔을 띠며, 특히 밝고 맑아 술을 잔에 따랐을 때 바위에 부딪혀 부서지는 파도를 연상케 할 정도로 일견하기에도 예사 술맛이 아님을 알 수 있는데, 녹파주는 흔히 찾을 수 없는 엷은 수박 향을 자랑한다는 것이 또 다른 특징이다.

먼저 멥쌀 한 말을 깨끗하게 씻어 곱게 가루를 내고 물 3말로 죽을 쑤어 식으면 가루누룩 1되를 섞고, 밀가루 7홉을 넣어둔다. 5일 만에 찹쌀 2말을 깨끗하게 씻어 푹 쪄서 많이 식으면 밑술과 덧술을 섞어 이칠일(14일)만에 드리운다.

⑥ 성(석)탄행 :멥쌀 2되를 깨끗하게 씻어 곱게 가루를 내고, 물 한 말로 죽을 쑤어 식으면 가루누룩 1되를 섞어 넣는다. 겨울철에는 7일, 여름철에는 3일, 봄가을에는 5일만에 찹쌀 한 말을 깨끗하게 씻어 푹 쪄 식으면 밑술에 섞어 7일 만에 쓴다. 달고 가장 좋으니 입에 머금어 삼키기 아까울 정도이다.

⑦ 황감주 : 찹쌀 한 말을 깨끗하게 씻어 곱게 가루를 내어 떡을 빚어 삶는다.

여기에 좋은 가루누룩 1되를 섞어 넣었다가 이튿날 물을 뿌리지 않고 찐다. 술밑을 냉수 1사발에 걸러서 가는 수건에 받쳐 밥을 적당히 떠 놓아가며 고루 무쳐서 식혀 항아리에 넣어둔다. 이칠일(14일), 삼칠일(21일)후에는 달고 맵고 좋다. 청주로도 좋고 탁주로도 좋다.

⑧ 신상주 : 멥쌀 2되를 깨끗하게 씻어 담갔다가 곱게 가루를 내고 물 1말로 죽을 쑨다. 이죽을 식혀서 섬누룩 1되를 버무린다. 겨울이면 7일, 봄가을엔 5일, 여름에는 3일 만에 찹쌀 한말을 찧어 담갔다가 하룻밤을 재운다. 이것을 푹 쪄서 밑술에 섞어 넣었다가 7일 만에 쓴다.

⑨ 두견주 : 정월에 멥쌀 두되를 가루를 내고 물을 잘 섞고 식힌다. 여기에 가루누룩과 밀가루를 각 1되를 넣는다. 진달래가 막필때 멥쌀과 찹쌀 각3말을 깨끗하게 씻어 물에 담가서 밤을 재운 다음에 찐다. 냉수 5말 3되를 끓여 식으면 밥에 잘 섞어두고 식힌다. 진달래 2되를 수술을 떼고 먼저 독밑에 넣고 지에와 전밀을 섞어 식으면 드리운다. 술그릇은 찬데 둔다.

⑩ 도화주 : 두견주와 같이하는데 복숭아꽃을 넣으면 도화주이다.

⑪ 송순주 : 찹쌀 여덟 되를 희게 찧어 하룻밤을 담갔다가 가루 내어 된 의이 만큼 죽을 쑤어 식으면 누룩가루 4~7홉을 버무려 마루에 놓아둔다. 맛을 보아 달고 쓴 맛이 없으면 찹쌀 4말을 희게 찧어 하루를 담갔다가 푹 찐다. 송순은 막 필 때 많이 따서 다듬어 숨이 죽을 정도로 삶아서 식힌 다음에 독에 넣는다. 다른 물은 치지 말고 그 술밑을 체에 쳐서 버무려 넣었다가 달고 쓴맛이 들면 소주를 고아 근근하게 부었다가 맛이 우러나면 먹는다. 달고 매워 맛이 기가 막히게 좋다. 술국이 진하거든 소주를 또 부어 고아도 좋다.

⑫ 두강주 : 멥쌀 한 되를 가루를 내고 물 3말로 죽을 쑤어 차게 식으면 누룩가루를 곱게 하여 5홉과 밀가루 5홉을 죽에 넣어 더운데 묻어둔다. 이틀 만에 찹쌀 한 말을 담갔다가 푹 쪄서 식으면 백미당 한말을 식히고, 밑술과 섞어서 4~5일 후에 드리운다. 엿세 만에 먹는 약주는 이 방법이 좋다.

⑬ 삼일주 : 찹쌀 한 말을 깨끗하게 씻어 푹 찐다. 물 9사발을 끓인 뒤 식혀 섬누룩 2되를 그 물에 담근다. 그 물을 착착 쳐가며 모두 걸러서 밥알이 식은 후 석어 버무려 넣어두면 3일이라 하여도 3일이 남는다. 날물을 조심하면 맛이 변하지 않는다.

⑭ 삼해주 : 정월 해일에 찹쌀 3되를 담갔다가 이튿날 가루를 내어 의이로 쑤어 식힌다. 가루누룩 3되와 밀가루 2되를 넣어 탄 냄새가 없는 항아리에 넣어 찬데 둔다. 이월 해일에 멥쌀 한말 두되를 담갔다가 이튿날 빻아 범벅 같이 푹 끓여 식힌 후 전밀과 함께 버무려 둔다. 3월 해일에 4말을 깨끗이 씻어 담갔다가 무르익게 쪄서 차게 식힌 후 그 밑과 함께 버무려 두었다가 5월에 떠두면 여름을 나도 좋다. 날물이 들어가지 않으면 변하지 않고 전국은 두고 물을 둘렀다가 뜨는 것을 먼저 쓴다.

⑮ 회산춘 : 두제 빚으려면 멥쌀 두말을 깨끗이 찧어 물에 담갔다가 가루를 내어 덕을 찐다. 여기에 물 삼십식기를 고부지게 끓여 식힌다. 다 식으면 가루누룩을 찻되로 6되 넣어서 술밑을 만든다. 찹쌀 4말을 깨끗하게 찧어 지에밥을 찐다. 또 물 30식기를 매우 끓여 지에밥에 함께 부었다가 완전히 식힌다. 밑과 함께 버무려 넣었다가 다 되면 웃국을 뜨고 주대에 짜면 좋다.

⑯ 일년주 : 초 밑은 섣달에 하는데 찹쌀 한 되를 범벅으로 개어 밀가루 1되와 누룩가루 1되를 넣고 버무려서 항아리에 넣어 찬데 둔다. 중밑은 정월 묘일(卯日)에 멥쌀 2말반을 빻아 도드미로 쳐서 함지에 담고 펄펄 끓는 물에 개어 초밑과 같이 버무려 둔다. 2~3월에 술이 괴면 항아리를 넘으니 복숭아나무가지로 젓는다. 술이 다 괴면 3월 초순에 덧 찹쌀 7말을 하여 찔 때 물을 주지 말고 쪄서 밀가루 5홉과 버무릴 때 끓였다가 식힌 물을 짐작하여 붓는다. 술독을 땅속에 묻고 꼭 봉하여 두었다가 6월 초순에 떠서 쓴다.

⑰ 과하주 : 찹쌀 한말을 깨끗하게 씻어 담았다가 밥을 진다. 이때 끓인 물 18복자를 골고루 섞어 찐다. 여기에 누룩 가루 5홉을 섞어 식힌 물 반병에 담가 밤을 재운 후 그 물을 항아리에 넣고 싸맨다. 3일 뒤에 소주 10복자를 부어 또 봉하여 두었다가 3일 뒤에 도 3복자를 넣어 잘 섞어 둔다. 7일 만에 보면 밥이 뜨고 맑다.

⑱ 청감주 : 찹쌀 한 말로 밥을 지어 누룩가루 5홉을 물은 넣지 말고 전술 한 병반에 고루고루 빚으면 맛이 꿀 같다.

⑲ 술빚기를 피하는 날 : 술을 빚는데 무자 무자, 갑진 갑진, 멸문일, 수흔일, 정유일 정유일, 두강이 죽은 날에는 술 빚기를 피하기 때문에 팽조도 백기일에는 유불회객이라 하였다.

⑳ 신술 고치는 법 : 술이 쉬거든 붉은 팟 2되를 볶아 주머니에 넣고 이것이 더울 때 술 가운데 담그면 쉰 맛이 없어진다.

마. 양념류

① 간장 : 메주 한 말에 물 한 동이와 소금 7되씩 담되 시기가 늦으면 소금을 조금 더 넣는다.

② 진장법 : 9월에 메주를 쑤는데 검은콩 한말을 쑤어 메주같이 만들어 잘 띄운다. 물 한 동이에 소금 4~5되를 넣어서 메주에 합한 다음에 채반으로 덮어서 헛간에 둔다. 100일 만에 장을 뜬 다음 검은콩 한 되 대추 1되 찹쌀 5홉을 넣어 달인다. 다 달인 장은 항아리에 넣어 그늘진 곳에 두고 가끔 볕을 쏘이는 것이 좋다.

③ 약고추장 : 메주 한말을 쑤려면 백미 2되를 가루로 만들어 흰무리를 찐다. 삶은 콩을 찧을 때 흰무리를 함께 넣어 곱게 찧어 메주를 주물러 빚는다. 그 위를 솔잎으로 덮어서 띄우는데 7일에 한 번씩 메주를 뒤집어 말린 다음에 곱게 가루를 낸다. 이 메주가루 한말에 소금 4되를 좋은 물에 타 버무리는데 질고 되기는 묽은 의이 만큼 한다. 고춧가루는 5~6홉 정도를 식성대로 섞는다. 찹쌀 2되로 질게 밥을 지어 함께 고루고루 버무리고 혹 대추 두드린 것과 포육가루와 잘 섞어 꿀을 한 보시기만큼 넣기도 한다.

④ 즙장(汁醬)법 : 7월에 메주를 쑤는데 콩 한말에 밀기울 5되를 넣는다. 콩 4~6되를 쑤려면 밀기울 3~4되를 넣는다. 콩을 삶은 후 콩 삶은 물에다가 밀기울을 훌훌 섞어서 덮는다. 그리고 불을 때 찧기 좋게 익혔다가 그것을 찧어서 메주를 만든 다음 솔잎에 재워둔 뒤 말려서 가루로 만든다. 찰밥을 지어 간장에 담는데 간장만하면 맛이 없으니 소금을 넣어 간을 한다. 짜면 맛이 없고 너무 싱거우면 맛이 변하기 쉬우니 간을 알맞게 한다. 어린 고추를 기름 에둘러 숨이 죽을 정도로 볶아 장에 넣는다. 외와 가지도 절여서 잔물을 우려낸 다음에 보자기에 싸 눌렀다가 장에 켜켜로 넣고 담으면 좋다. 장항아리에 날물이 들어가지 않게 하여 두엄에 묻는다. 두엄이 매우 더우면 6~7일정도 두고 덮지 않으면 8~8일이나 10일이 되어도 좋으니 그것을 보아가며 한다. 밥은 메주가루가 1말이면 찹쌀 5되를 한다. 두엄이 더워야 좋으니 장은 8월에 담는다. 밥과 메주를 되게 버무려도 익으면 묽어지니 붉은 고춧가루를 조금 넣으면 좋다. 다른 메주 물보다 더 부어 밀기울을 넣는다.

⑤ 담북장(淡北醬) : 9월에 메주를 쑤는데 고추장메주처럼 빚어 이칠일(14일)을 띄운 후 그것을 부수어 말려서 가루로 낸 다음 어레미로 친다. 따뜻한 물에 고춧가루를 훌훌 버무려 항아리에 넣어 방안에 두었다가 2주일 후 그것을 고추장메주가루에 섞어 간을 맞춘다. 익거든 움파, 버섯, 꾸미 도루묵, 배추 잎을 깨끗이 씻어 설고 그것을 장에 합하여 기름을 많이 치고 지지면 좋다.

⑥ 청국장(淸湯醬) : 콩을 볶고 태운 다음에 까불러서 껍질을 버린다. 물을 많이 붓고 삶은 다음에 건더기는 다로 건져 항아리에 담아 띄우고 물은 따로 퍼둔다. 3일이 지난 후 콩 건더기와 해삼, 전복, 건대구, 북어, 홀떡이, 다시마, 통무우를 넣고 푹 다닌다. 그 다음에 청국장를 펴서 찬데 두고 먹을 때에 간장을 타고 고춧가루를 넣어 먹는다.

⑦ 꿀(백청)만드는 법 : 찰기장 한말을 찧어 푹 삶아 식기 전에 엿기름가루 2되를 냉수 2병에 걸러 항아리에 넣는다. 해질 무렵에 빚어 해가 짧을 때는 닭이 울기 전에 꺼내고 해가 길 때에는 해가 돋아 밝아질 때에 꺼내 명주주머니에 담아 걸러서 분리시킨다. 대충 거른 3~4홉을 넣고 팔팔 끓여 사기항아리에 넣어 겹겹이 봉하고 사기대접으로 위를 덮어 땅에 묻어 30일 만에 꺼내면 흰 빛깔의 좋은 꿀이 된다.

⑧ 초 안치는 법 : 밀 5되로 밥을 지어 섬누룩과 함께 술을 빚는데 이때 제일 좋은 생도라지를 많이 찢어 넣는다. 술이 다 익은 후 생도라지를 찢고 누룩을 덩이덩이 지어 굽고 대추도 여러 개 굽는다. 여기에 서너 집의 초 찌꺼기를 얻어다가 한데 합하여 꼭 봉하고 완전히 익기 전에는 건드리지 않는다.

⑨ 겨자 만드는 법 : 겨자를 맺돌에 갈아 가루를 내어 고운체에 친다. 8월에 심은 갓은 김장에 쓰고 봄에 심은 갓은 씨를 받아 껍질을 벗기고 묶음을 지어 밤에 내놓아 이슬을 무수히 맞춰 바래야 그 묻은 것은 심는 밋갓씨가 된다.

⑩ 고추장 윤즙법 : 고추장에 초와 굴을 타서 저은 후 맛을 보아 쓰고 달게 하여 종지에 담는다.


바. 저장 식품류

① 채소류 : 죽순, 고비, 고사리, 무릇, 조효협, 마늘

② 과일 : 밤, 은행, 호도, 잣

③ 콩류 : 낙화생


사. 식․조리기

① 체 ; 가는체, 집체, 겹체, 중체, 어레미, 도루미

② 기타 ; (사기)그릇, 항아리(사기항), (베)보자기, 접시, 솥(뚜껑), 채반, 도마, 유지, 독, 칼, 냄비, 백지(종이), 놋그릇, 시루, 놋합(알합, 전골합, 합), 수저(술), 새옹, 적쇠, 종자, 번철, 사대접, 망치(방망치),절구, 메, 다식판,(소)반, 양푼, 탕기, 풍로(화로), 수건, 키, (통)노고, 국자, 발, 족집게, (베)자루, 주걱함지, 찬합, 탕관, 자, 굽은 그릇, 신선로, 조리, 공기, 회기발아기, 전골틀, 수란잔, 실, 대통, 노끈 쟁반, 뚝배기, 조치보, 죽 쇠그릇, 돗자리, 주대, 용수, 포틀, 병, 목판, 젓가락, 나무편 칼, 자백이, 동이, 발개깃, 편틀, 고리짝, 탕기뚜껑, 풀젓개, 가위


아. 계량단위〈度量衡〉

① 용량 : 말, 되, 홉, 사발, 동이, 병, 복자, 술, 종자

② 길이 : 치, 푼,

③ 숫자 : (한․두어․8~9․여러․수십)개,

④ 크기 : 아이 주먹만 하게, 구슬만치, 골패 족만치, 밤만치, 송편만치, 다식만치, 콩알만치, 계란만치, 손가락 두개, 수란만치, 새알만치, 대추만치, 두손가락 너비만치, 손두께만치등 실물크기로 표현

⑤ 모양 : 의이만치, 과줄만치, 탕 무우처럼, 화전같이, 만두소처럼, 풀잎같이, 수저웃 마대처럼, 달떡 모양같이, 버들잎 모양, 대추모양, 만두처럼, 탕 고명 같이, 석류모양으로, 잡탕건지처럼 등으로 표현


자. 조리 조작

① 준비과정 ; 넣는다, 섞는다, 붓는다, 건지다, 담그다 등 179가지 표현

② 써는 과정 ; 썰다, 저미다, 다지다, 채 썬다, 자르다, 쪼개다 등 22가지 표현

③ 익히는 과정 ; 삶는다, 찌다, 끓이다, 볶는다, 부치다, 지지다 등 16가지 표현


차. 맛의 표현

① 자별하다(맛이 좋다는 표현), 절미하다, 좋다, 좋지 못하다, 달고 쓴맛이 들다, 훈감하고 절미하다, 탁하다, 맛갈지 못하다, 입에 머금어 삼키기 아깝다 등 20여 가지 표현


카. 음식담기, 상차림 법

① 9첩 반상

(일반적으로 밥, 국, 김치, 장, 찌개, 전골 외에 생채, 숙채, 구이, 조림, 전, 마른반찬, 장과, 젓갈, 회 또는 편육의 아홉 가지 찬품으로 구성된 반상)

- 흰밥/완자탕/명란젓/조기구이/양지머리편육/호박나물/김자반/배추통김치/천엽조치/동태고추장조치/어채/깻잎쌈/전유어/가리구이/양조치/초장/겨장/간장


칠첩반상


② 7첩 반상

(일반적으로 밥, 국, 김치, 찌개, 찜, 전골 외에 생채, 숙채, 구이, 조림, 전, 마른반찬이나 장과 또는 젓갈 중에서 한 가지, 회 또는 편육의 일곱 가지 찬품으로 구성된 반상)

- 흰밥/완자탕/명란젓/조기구이/양지머리편육/호박나물/김자반/배추통김치/천엽조치/동태고추장조치/어채/깻잎쌈/초장/겨장/간장

③ 5첩 반상

(일반적으로 밥, 국, 김치, 장, 찌개 외에 생채 또는 숙채, 구이, 조림, 전, 마른반찬이나 장과 젓갈 중에서 한 가지의 다섯 가지 찬품으로 구성된 반상)

- 흰밥/완자탕/명란젓/조기구이/양지머리편육/호박나물/김자반/배추통김치/천엽조치/초장/간장




④ 곁상

- 전골/장국/나물/계란/기름종자

⑤ 술상

- 생실과/인삼정과/모과정과/배추통김치/약포/전유어/초장/주전자/잔

⑥ 신선로상

- 신선로/장/국시(수)/사시(숟가락)

⑦ 입매상

- 장국냉면/전복숙/해삼전/게찜/수란/장김치/탄평채/모과정과/생실과/수정과/초장


4. 결론

1800년 말기에 쓰인 음식조리서인「시의전서」를 통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첫째, 주식류는 밥, 죽, 미음, 의이, 떡국, 만두, 그리고 면이 있다. 밥은 2종류에 14가지 재료, 미음은 3 종류에 14가지 재료, 죽은 6종류에 8가지 재료, 의이는 1종에 3가지 재료, 떡국은 2종류에 7가지 재료, 만두는 3종류에 26가지 재료, 면은 7종류에 30가지 재료가 각각 사용되었다.

둘째, 부식류는 국, 조치전골, 찜, 신선로, 볶음선, 구이, 적, 전, 조림, 나물, 생치, 회, 자반, 느르미, 수란, 순대, 족편, 초, 무침, 편육, 젓갈, 포, 쌈, 즙, 장아찌, 김치, 기타이다. 이중 국은 24종류에 56가지 재료, 조치는 7종류에 28가지 재료, 전골은 2종류에 30가지 재료, 찜은 16종류에 56가지 재료, 신선로는 1종류에 27가지 재료, 볶음은 5종류에 22가지 재료, 선은 6종류에 30가지 재료, 구이는 16종류에 32가지 재료, 적은 10종류에 15가지 재료, 전은 12종류에 24가지 재료, 조림은 7종류에 32가지 재료, 나물은 14종류에 31가지 재료, 생체는 4종류에 18가지 재료,회는 17종류에 50가지 재료, 자반은 2종류에 9가지 재료, 느르미는 1종류에 12가지 재료, 수란은 2종류에 7가지 재료, 순대는 2종류에 14가지 재료, 족편은 1종류에 13가지 재료, 초는 1종류에 3가지 재료, 무침은 11종류에 24가지 재료, 편육은 2종류에 26가지 재료, 젓갈은 6종류에 9가지 재료, 포는 9종류에 21가지 재료, 쌈은 4종류에 16가지 재료, 즙은 1종류에 6가지 재료, 짱아찌 27종류에 40가지 재료, 김치 20 가지에 62가지 재료가 각각이용 되었고 기타 27종이다.

셋째, 후식류는 떡류, 잡과류, 음청류로서 떡류는 41종에 41가지 재료, 잡과류는 52종에 52가지 재료, 음청류는 17종류에 24가지 재료가 이용 되었다,

넷째, 술은 18종류에 10가지 재료가 이용되었다.

다섯째, 양념은 간장, 진장, 약고추장, 즙장, 담북장, 청국장, 꿀, 초, 겨자, 윤즙 등이다.

여섯째, 저장식품은 채소, 과일, 콩 등이다.

일곱째, 조리 용구는 72종이며 그중에는 요즘에 쓰이지 않는 것이 많다,

여덟째, 계량단위는 16종류이나 정확한 기준이 모호하여 그대로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어 현재의 도량형으로 기준할 필요가 있다.

아홉째, 조리조작은 각 과정으로 분류되어있는바 준비과정용어 179, 써는 과정 22, 익히는 과정의 용어는 16종류이다.

열 번째, 맛은 20가지 표현이다.

열한 번째, 음식 담는 법은 편 담는 법, 적 담는 법, 포 담는 법, 자반 담는 법. 실과 곁들여 담는 법, 탕 담는 법 등이고, 상차림 법은 9첩 반상, 5첩 반상, 곁상, 술상, 신선로 상, 입매상 등이다.

끝으로「시의전서」가 재조명되고 빛을 발할 수 있게 우리나라 전통음식 문화의 창달에 크게 기여하신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 원장님과 이효지 교수님의 열정과 노고에 배복하여 감사드리며, 오늘이 있기까지「시의전서」의 연구를 위해 애쓰시며 (사)시의전서 전통음식연구회에 무한한 지도와 편달을 아끼지 않으시는 경북대학교 김귀영교수님께도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