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동시

목발

빛마당 2022. 1. 27. 16:30

목발

 

내 아픈 다리만큼

누르는 힘으로

너를 힘들게 해놓고

 

네가 떠받치는 힘으로

내 겨드랑이가 아파

몇 번이나 버리고 싶었는지

 

참으로 오래 동안

힘들어 하면서 서로 기댔는데

 

하얀 석고붕대를

훌훌 풀어 던지고 난 후

어딘가에 버리고 잊었지

 

뽀얀 먼지 묻은 너를

뒤 곁에서 다시 만난 오늘

 

아픈 내 다리를

대신해준 네게 미안해

 

겨드랑이 안으로 깊숙이

너를 껴안고

속상했을 네 마음을

꼭 품어 본다.

2022.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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