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장(尋牛莊)
만해 할아버지가 사셨단다
조선총독부 건물이 보기 싫어
남들이 다 좋아하는 남쪽을 등지고
북쪽을 향해 지었다는 집
할아버지가 심었다는 조선 향나무가
가을빛에 더 푸르고
오세창 할아버지가 썼다는 심우장 편액이
여전히 흰빛을 발하고 있었어
얼마나 속상했으면
남들이 싫어하는 북쪽을 향해
돌아앉았을까
등 뒤로 쉼 없이 다가왔을
총독부의 유혹
한 마리 소가 먼 길 돌고 돌아
제 자리를 찾듯
광복의 날을 꿈꾸며 사신
할아버지 앉았던 자리
아직 따스했어.
2022. 10.22. 상주문학 문학기행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