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동시> 김재수 '떡잎'
박원지 기자 입력 : 2022. 11. 01(화)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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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떡잎'
깨물어도 열리지 않던
콩알 하나
땅속에서 무슨 일 일어났는지
떡잎 한 장
좌우로 반쪽씩
나누어 가졌다
딱딱한 것도 풀리면
모든 것을 품는가 보다
열린 떡잎 사이로
연둣빛 새로운 싹이
올라오는 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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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현생 인류인 내가 있기까지는 최소 30만 명의 선조가 있었다. 그러니 지씨, 천씨, 추씨, 마씨, 갈씨, 피씨는 물론 김이박 성씨도 다 내 선조이다. 그렇다면 콩씨 속에는 몇이나 되는 성씨가 들어있을까? 이 단단한 콩알이 땅속에서 떡잎을 반쪽씩 나누고 다시 새로운 싹을 올린다. 세상도 하늘과 땅으로 반쪽씩이니. 이 세상 콩들의 선조도 셀 수 없음이다. 그런데 하늘과 땅은 왜 생겼으며, 또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내 성씨에 세상의 모든 성씨가 있듯, 하나의 콩알이 하늘과 땅의 모든 콩을 품고 있음은 확실하다. 김재수 시인의 떡잎에서 그걸 알게 돼 참 좋다.
김 목/ 아동문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