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오는 날
김재수
첫눈이 오는 날
아직 초승달 모양으로 남은
내 손톱의 빨간 봉숭아 꽃물
마음속으로만 좋아하던
그 애에게
불쑥 내 밀고 싶다.
2024.11.27.
낙엽
김재수
턱을 고이고
창밖을 내다보는데
감나무가 툭툭
낙엽을 떨 구고 있다
숙제걱정, 점수걱정, 엄마의 잔소리....
머리가 너무 무거워
감나무처럼 툭툭
털어버리고 싶었는데
아니네
낙엽 떨 군 나무가
몹시 추워 보였다.
2024/11.27 주간한국문학신문에 보냄
그 아이
김재수
얼굴이 예쁘니?
아니
마음씨가 고와?
몰라
널 좋아해?
몰라
왜 좋아하는데?
그냥
그 아이에 대해 아는 게 뭐야?
몰라
다 모르는데 한 가지는 알아
내가 그 아이
좋아 한다는 거
2024.12.11.
삐졌다
김재수
텔레비전에 국회의원들이
서로 고함을 치더니
우루루 한 편이 나와 버렸다
형은 피자 먹고 싶다 하고
나는 치킨 시키자 하다가
치사하게
형이 나가 버렸다
둘 다 못 먹었다.
2024. 12.14. 2025년 벚꽃 시화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