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동시

첫눈 오는 날 외 3편

빛마당 2025. 4. 4. 17:00

 

첫눈 오는 날

 

김재수

 

첫눈이 오는 날

 

아직 초승달 모양으로 남은

내 손톱의 빨간 봉숭아 꽃물

 

마음속으로만 좋아하던

그 애에게

 

불쑥 내 밀고 싶다.

2024.11.27.

 

 

낙엽

 

김재수

 

턱을 고이고

창밖을 내다보는데

감나무가 툭툭

낙엽을 떨 구고 있다

 

숙제걱정, 점수걱정, 엄마의 잔소리....

머리가 너무 무거워

 

감나무처럼 툭툭

털어버리고 싶었는데

 

아니네

 

낙엽 떨 군 나무가

몹시 추워 보였다.

2024/11.27 주간한국문학신문에 보냄

 

그 아이

 

김재수

 

얼굴이 예쁘니?

아니

 

마음씨가 고와?

몰라

 

널 좋아해?

몰라

 

왜 좋아하는데?

그냥

 

 

 

그 아이에 대해 아는 게 뭐야?

몰라

 

다 모르는데 한 가지는 알아

내가 그 아이

좋아 한다는 거

2024.12.11.

 

삐졌다

 

김재수

 

텔레비전에 국회의원들이

서로 고함을 치더니

우루루 한 편이 나와 버렸다

 

형은 피자 먹고 싶다 하고

나는 치킨 시키자 하다가

 

치사하게

형이 나가 버렸다

 

둘 다 못 먹었다.

2024. 12.14. 2025년 벚꽃 시화작품

'나의 문학 > 동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 이름과 꽃말 외 4편  (0) 2025.04.04
안개 외 3편  (0) 2025.04.04
독도 외 3편  (0) 2025.04.04
엄마 신발  (1) 2025.04.04
덕분에 외 3편  (0) 2025.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