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동시

독도 외 3편

빛마당 2025. 4. 4. 16:56

독도

 

김재수

 

독도가 많이

외로웠나 보다

 

거센 파도를 헤치며

마중을 나왔다

 

오고 가는 길이 멀다고

마음까지 멀면 안 되는데

 

독도는 늘

내 생각을 하고 있었나 보다

 

파도처럼 넘실거리는

미안한 마음

 

나도 가슴을 열고

너를 꼭 안았다.

2024. 9.28.

 

가장 맛있는 것

 

김재수

 

밥맛없다고 투정을 부렸는데

할머니 말씀

 

밥이 모자라 더 먹을 것이 없어

빈 숟가락 빨아 먹는 맛이 최고였단다

 

반찬투정을 했더니

아버지 말씀

 

손바닥에 보리밥 한 덩이 올려놓고

슬슬 뿌려 먹던 된장 맛이 최고였단다.

2024.10.15. 펜 경북에 보냄

 

도깨비바늘

 

김재수

 

도깨비바늘이야

 

이름이 좀 그렇지만

어때?

 

네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따라가고 싶어

 

스치기만 해도 좋은 걸

어떻게 해

 

갈고리 손 내밀어서

억지로라도 함께 하고 싶어

 

혹시 아니?

도깨비바늘이 도깨비방망이가 될 런지.

2024. 10.16. 펜 경북에 보냄

 

가을 들

 

김재수

 

추수를 끝낸 볏짚들이

줄을 지어 누워있다

봄, 여름

비와 바람과 가뭄을

꼿꼿하게 서서 이겨 내더니

 

풍성한 열매

남김없이 내어주고

논바닥에 누워있다

 

마지막 숙제를 끝낸 아이처럼

홀가분해 보인다.

2024.10. 19. 펜경북에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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