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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오는 날 외 3편

첫눈 오는 날 김재수 첫눈이 오는 날 아직 초승달 모양으로 남은 내 손톱의 빨간 봉숭아 꽃물 마음속으로만 좋아하던그 애에게 불쑥 내 밀고 싶다.2024.11.27.  낙엽 김재수 턱을 고이고 창밖을 내다보는데감나무가 툭툭낙엽을 떨 구고 있다 숙제걱정, 점수걱정, 엄마의 잔소리....머리가 너무 무거워 감나무처럼 툭툭털어버리고 싶었는데 아니네 낙엽 떨 군 나무가몹시 추워 보였다.2024/11.27 주간한국문학신문에 보냄 그 아이 김재수 얼굴이 예쁘니?아니 마음씨가 고와?몰라 널 좋아해?몰라 왜 좋아하는데?그냥   그 아이에 대해 아는 게 뭐야?몰라 다 모르는데 한 가지는 알아내가 그 아이좋아 한다는 거2024.12.11. 삐졌다 김재수 텔레비전에 국회의원들이서로 고함을 치더니우루루 한 편이 나와 버렸다 형..

꽃 이름과 꽃말 외 4편

꽃 이름과 꽃말 김재수 장미꽃 앞에 앉아서 물었어네 이름이 무엇인지네 꽃말이 무엇인지 아니? 장미꽃이 고개를 흔들었어 ‘빨간, 하얀, 노랑, 분홍, 주황, 파랑, 보라, 검정...... 장미’ ‘순결, 무죄, 질투, 불신, 은혜, 감탄, 기쁨, 우아함, 첫사랑, 수줍은 고백....’ 난 그런 거 몰라그냥 네가 좋아하는꽃이면 되.2024. 10.27. 2025.3. 현대문예에 보냄 천사나팔꽃 김재수 새벽에 기도하러 가시는 할머니 등에천사나팔꽃이 뿌뿌 나팔을 불고 있다 할머니의 기도가향기로 하늘에 오르도록 뿌뿌 신나게향기 나팔을 불고 있다.2026. 10.27 김미연 시인의 제9회 개인전에 붙여  김재수 소녀가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비발디의 사계산들바람이 부는 여름을 지나이제 막 가을을 연주하고 있다 바이..

안개 외 3편

안개 김재수 한 발자국 앞도 보이지 않는안개 낀 아침 붙박이로 사는 산과 나무들이출렁이는 바다도 수평선을 뛰어넘어하늘을 다녀오는 것 같다 하늘에서만 머물던 구름도모처럼 스멀스멀땅으로 내려왔다가 가는 것 같다 안개가 서서히 걷힐 때 쯤드러나는 산과 나무와 바다의 모습 꼭동화 속 꿈나라를 다녀온 아이들이 잠에서 덜 깬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2024.10.23.너라면 김재수 저만큼 떨어져 있어바라보기만 해도 좋아 서로 다른 일을 하지만찡긋 나눈 눈짓 한 번에도 좋아 아무 말 안 해도함께 있으면 왜 이렇게 편한지 때론 얼마동안네 소식 몰라도 내 마음속에 네가 있으면그냥 좋아.2024.10.24. 담쟁이덩굴 김재수  담쟁이덩굴이벽을 밀고 있다 “넘어지지 마” 수많은 손바닥을 활짝 펴고오래된 벽을힘껏 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