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동시

겨울나무 외

빛마당 2010. 2. 2. 15:28

겨울나무


가진 것 남김없이

다 내려놓았다

손이 편하다


가릴게 게 없으니

하늘이 다 보였다

눈이 편하다


이따금 흔들어 대는 바람

온 몸을 내 맡기면

마디마디 휘파람 소리

노래가 된다


마지막

줄기를 타고 오르는

물소리까지 멀리 보내면 

편한 마음


그제야 내몸에

선명하게 그려지는

나이테 한 금.


2009. 12. 28



겨울나무


손이 시려 훌훌

털어버리고 싶지만


가지 끝 꼭 잡고 떠는

추위가 안쓰러워

함께 잡고 밤새 견딘다.


이윽고 아침이 오면

추위는 떠나가지만


나무는 어딘지 허전해

언 손을

햇살을 향해 말리면서도

저만치 사라지는

추위의 발자국 소리를 향해

귀를 열어 둔다.

  2010.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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