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동시

보리

빛마당 2012. 6. 13. 21:19

보리

 

보리가 팼다

아파트 단지 화분 안에

답답해서일까

까칠한 수염이 힘이 없어 보인다

끝없이 펼쳐 진 들판

파도처럼 넘실대고 싶겠지

깜부기로 얼굴 까매진

장난꾸러기 아이들 몰래

푸른 이랑 사이에

종달새 숨기다가

이윽고 까마득한 하늘에다

푸른 꿈 노래로 띠우던 그곳으로

보리가 팼다

아파트 단지 화분 안에

어디선가 들려 올 종달새를 향해

까칠한 수염 안테나처럼 뽑아 들었다.

2012년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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