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봉오리 터지다
김재수
밤새 끙끙 앓았는지
아말릴리스 꽃대가 흠뻑 젖었다
꽃봉오리가
열리는 순간
얼마나 아플까?
살갗이 조금씩 터진 후에야
수줍게 꽃잎이 열렸다
한 송이 꽃을 위해
한 겨울을 견디더니
오늘 마침내
내 곁으로 왔다.
2024.5.7. 현대문예 보냄
5월은 파도
김재수
파도는
바다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5월은 어디에나 파도다
청 보리밭위로 부는 바람
청 보리 물결이 그냥 파도다
하루에도 쑥쑥 키가 크는 산
산등성이가 넘실넘실 그냥 파도다
아카시아, 찔레꽃, 이팝나무, 장미꽃
숨 쉬는 자리마다 향기도 파도다.
2024.5.16.
아프다는 말
김재수
감기 몸살로
아파 누웠다는 그 말 한마디에
신나는 휴대폰 게임도
시들해 졌다
오늘은 종일 나도 아프다.
2024.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