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동시

엄마 신발

빛마당 2025. 4. 4. 16:54

엄마 신발

 

김재수

 

새로 사온 신발

몇 번 신어보지도 못하고

엄마는 떠나셨다

 

신발은 자주 신지 않으면

저절로 삭아서 버린다기에

 

오늘도 신발장에서 꺼내

들어가지 않는 신발을 신어본다

 

여전히

내 발가락을 따스하게 하는

엄마의 발 냄새

2024.9.23. 2024 동시문학회 연간집 보냄

 

할머니 눈썹

 

김재수

 

할머니 눈썹 내가 그려 드릴까?

아니, 내가 그려도 돼

 

열심히 그리시는 할머니 눈썹

아무리 봐도 짝짝인데

 

어머니, 눈썹 잘 그리셨네요?

우리 엄마 칭찬에

 

할머니 짝짝이 눈썹위로

함박꽃 웃음이 달렸다.

2024.9.24. 2024 동시문학회 보냄

 

파김치

 

김재수

 

배추김치, 깻잎김치, 깍두기...

수북한 김치 거리

 

온 종일 빨간 고춧가루에

엄마 손에 불이 나더니

 

마지막 남은 파김치 담그다

엄마는 파김치가 되었다.

2024. 9.25. 펜 경북에 보냄

 

에어컨

 

김재수

 

멋있는 모습으로 서서

시원하게 더위를 식히는

실내기를 위해

 

바깥에서 구슬땀 뚝뚝 흐리며

바람을 쉼 없이 보내는

실외기의 피곤한 모습을 보았다.

202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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