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신발
김재수
새로 사온 신발
몇 번 신어보지도 못하고
엄마는 떠나셨다
신발은 자주 신지 않으면
저절로 삭아서 버린다기에
오늘도 신발장에서 꺼내
들어가지 않는 신발을 신어본다
여전히
내 발가락을 따스하게 하는
엄마의 발 냄새
2024.9.23. 2024 동시문학회 연간집 보냄
할머니 눈썹
김재수
할머니 눈썹 내가 그려 드릴까?
아니, 내가 그려도 돼
열심히 그리시는 할머니 눈썹
아무리 봐도 짝짝인데
어머니, 눈썹 잘 그리셨네요?
우리 엄마 칭찬에
할머니 짝짝이 눈썹위로
함박꽃 웃음이 달렸다.
2024.9.24. 2024 동시문학회 보냄
파김치
김재수
배추김치, 깻잎김치, 깍두기...
수북한 김치 거리
온 종일 빨간 고춧가루에
엄마 손에 불이 나더니
마지막 남은 파김치 담그다
엄마는 파김치가 되었다.
2024. 9.25. 펜 경북에 보냄
에어컨
김재수
멋있는 모습으로 서서
시원하게 더위를 식히는
실내기를 위해
바깥에서 구슬땀 뚝뚝 흐리며
바람을 쉼 없이 보내는
실외기의 피곤한 모습을 보았다.
202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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