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 앞에서 신호등 앞에서 어머니 빨간 불이어요 멈춰 서서 아까운 시간을 보내야 하나요? 아들아 자세히 보렴 깜박깜박 시간이 파란불을 데리고 네게 점점 다가오고 있잖니? 2019. 7.20 나의 문학/동시 2019.07.21
길을 걷다가 길을 걷다가 ‘속도를 줄이면 사람이 보입니다.’ 오호! 개미를 만났다. 굼실굼실 풀 섶으로 가는 애벌레도 만났다 종종걸음으로 와서 종알대다 날아가는 새들도 만났다 천천히 걸었더니 나와 함께한 모두가 보였다. 2019. 7.20 나의 문학/동시 2019.07.21
내 손 내 손 할아버지 등을 주물러 드리면 할아버지는 아 시원하다 할머니 다리를 주물러 드리면 할머니도 아 시원하다 이상하다 내 손 선풍기도 아닌데 에어컨도 아닌데. 2019.5.21. 나의 문학/동시 2019.07.21
마음 마음 마음을 볼 수 있을까 아무렴 보이지 않는 바람이 솔 소리로 솔잎을 흔들며 나 여기 있어 하는 것처럼 내가 오늘 한 일 내가 오늘 한 말 생각해 보면 보이지 않던 마음이 나 여기 있어 소리 내고 있는 것 같아 2019. 4.22 나의 문학/동시 2019.07.21
조약동 조약돌 변산반도 채석강에서 따라 온 조약돌 책상 앞에서 파도 소리를 낸다 평생을 파도에 씻어도 씻기지 않은 바다, 바다 냄새 잊으려 돌아 갈 수 없어 잊으려 해도 방안 가득 채우고 있는 아득한 수평선. 2019.4.21. 나의 문학/동시 2019.07.21
효자손 효자손 누군가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고 싶다 손이 닿지 않아 힘든 곳도 내가 있으면 문제가 없다 누군가 손에 잡히면 난 행복하다 하지만 회초리는 안 돼 다른 이의 가려운 곳 긁어주다 보면 어느 듯 가렵던 내 몸도 시원해진다. 2019. 4. 21. 나의 문학/동시 2019.07.21
천봉산 천봉산 천봉산이 북천에 온 몸을 담그고 있다. 씻어도 자꾸 씻을 것이 있나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천봉산을 씻어주는 잔잔한 물결 오늘도 어김없이 온 몸을 행구고 있다. 2019.4.6. 나의 문학/동시 2019.07.21
오미자 미자(五味子) 김재수 같은 하늘 아래 햇빛과 비와 바람으로 익힌 빨간 열매인데 한 몸에 골고루 품은 시고, 달고, 맵고, 짜고, 쓴 어느 것 하나 드러내지 않고서도 함께 어울려 이룬 다섯 가지 맛. 2019. 3.16 나의 문학/동시 2019.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