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굴손 덩굴손 장대 끝으로 손 내미는 덩굴손 닿을락 말락 닿을락 말락 덩굴손 맨 끝자락에 흐르는 땀 힘내라 힘내 바라보는 햇살이 머물러 선 바람도 힘을 보태고 보이지 않는 땅 속에서도 뿌리가 용을 쓰고 있다. 2019.10.20. 나의 문학/동시 2019.11.26
호박덩굴 호박덩굴 담장 위 여기 저기 누런 호박 앉혀놓고 이웃집 담장위에도 몇 덩이 더 달고 있는 호박덩굴 뿌리에서 끝 순까지 십 미터도 넘는 거리인데 덩굴마다 첫 꽃처럼 싱싱한 꽃 나팔 “꽃 하나 또 피고 열매도 맺었다” “알았다. 힘내라. 파이팅” 길게 이어진 줄기로 연신 주고받는 이.. 나의 문학/동시 2019.11.26
권정생 생가에서 권정생 생가에서 한 칸 오두막 쪽문을 열면 눈앞에 다가오는 일직교회 십자가 종탑 십자가를 바라보며 이어진 그의 기도는 하늘과 이웃을 향해 끊임이 없었지 하루치 양식이면 감사해 이웃에게 나누어야 편했던 여린 마음으로 붓을 잡으면 몽실 언니, 해룡이, 강아지 똥.... 이 땅의 아픈 .. 나의 문학/동시 2019.11.26
천사나팔 천사나팔 일어나라 일어나라 이른 아침 꽃들이 기상나팔을 불고 있다. 힘차게 울려 퍼지는 수십 개의 노란 나팔 마당 가득 집안 가득 오늘도 좋은 아침 소리 없이 향기로 하루를 깨우고 있다. 2019. 10.9 나의 문학/동시 2019.11.26
아버지의 바지 아버지의 바지 땀과 흙먼지로 뒤범벅되어 언제나 후줄근한 아버지의 바지 가족의 숫자만큼 무거워 낡은 바지자락 시원하게 땟물 벗어 홀가분한 가슴으로 빨래줄 위에서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고단한 아버지의 하루가 모처럼 쉬고 있다. 2019.10.9. 나의 문학/동시 2019.11.26
접시꽃 접시꽃 너를 보면 왠지 편해. 환한 얼굴도 그렇고 밝은 웃음도 그렇고 올망졸망 꼭대기까지 수없이 매단 꽃망울 볼 때마다 끊임없이 새롭게 피는 너를 보면 너를 닮는지 내 가슴에서도 자꾸 자꾸 꽃이 핀다. 2019. 9.17. 나의 문학/동시 2019.11.26
외가 외가(外家) 꼬부라진 골목 장동 댁 할매 지나가시고 영수네 할배 지나가신 후 심심해 혼자 허리 펴는 골목 톡! 풋감 한 알 떨어지고 톡! 또 한 알 떨어지고 또 심심해 허리 굽히는 골목 돌담에서 졸던 고양이 마루 밑에 삽살개 기지개 켜다 또 졸고 골목엔 다시 햇살만 가득 바람만 가득 2019... 나의 문학/동시 2019.08.25
낙동강 낙동강 시작이 보잘 것 없어도 이어지면 커진다는 거 속 좁은 마음도 열어두면 넓어진다는 거 가로 막혀 답답할 때는 돌아갈 수도 있다는 거 때로는 위로 또 위로 거슬러 오르고 싶다가도 이내 마음을 사려 내려 갈 줄도 아는 거 오늘도 넉넉히 흐르는 너를 보고 배운다. 2019. 8.19 나의 문학/동시 2019.08.25
참깨 밭 참깨 밭 여기 모여라 햇살 안에 들어있는 바람 속에 들어있는 고소한 것들만 참깨 밭에 참깨들이 줄지어 서서 조롱조롱 매달린 하얀 종을 치고 있다. 2019. 7,20. 나의 문학/동시 2019.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