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산문

'아직'이라는 말

빛마당 2011. 1. 7. 22:54

 

 

 

255. ‘아직’이라는 말

 2011년. 신묘년 새해입니다. 새해란 말에 어울리게 하얀 눈이 참 아름다운 아침입니다. 아직은 아무도 가지 않은 이 길을 나도 성큼 첫발을 내딛지 못하고 바라봅니다.

 하지만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가 이 길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한 해의 문을 열겠지요.

 올 해는 여느 해보다 새롭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10년의 첫해 첫날이니까요.

 되돌아보면 우리 삶의 흔적들은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래도 쉼 없이 반복되었던 시행착오들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함께 쓴 역사에 귀중한 길을 만들며 우리를 여기 이 자리에 세웠습니다. 힘들어 고달프기도 했고 극복했을 때는 즐겁고 신나기도 했던 시간들. 조금은 두려웠던 정년퇴임 후 2년차 생활에 아쉬움은 있었지만 후회는 없었습니다. 다행히 아쉬움은 나를 새롭게 다그치며 내안에 자양분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부지런히 뛰어 온 지난해입니다. 15편의 산문과 32편의 시를 쓰고, ‘오늘의 동시문학’에는 기호언어를 통한 동시쓰기’를 통해 두 차례에 독자와 토론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성과로 2010년 경북문학상을 받는 영광도 얻었습니다. 상주문학, 아동문학회 등에 작품 발표는 물론, 상주문화 20호에는 ‘개신교의 상주전래’를 기고하여 이 지역 초기 개신교 전래 상황을 살폈고 상주향토문화연구소에서 ‘조선왕조실록상주사료집’ 편찬을 위해 A4 용지 1,800쪽이 넘는 자료도 준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래 이 지역 자연생태환경을 위해 ‘상주시 생태가이드’ 연수도 끝내 수료증도 받았습니다. 

 하얗게 뻗은 길 위로 여전히 눈이 내립니다. 다가 올 미래는 저 길처럼 분명하지 않은 채 나와 마주하겠지요. 그래서 올 해는 내 자신에게 화두 하나를 던집니다. 그것은 바로 ‘아직’이라는 두 글자입니다. ‘벌써’가 과거 지향적이라면 ‘아직’은 미래 지향적입니다. 정년퇴임 이 후 시작되는 내 삶을 ‘아직’이라는 명제를 두고 출발할 작정입니다.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 지지 않았다./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 지지 않았다./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가장 넓은 바다   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후략>

 

 터키의 서정시인 『나짐 히크메트』는 그의 시 ‘진정한 여행’에서 ‘아직’이라는 말로 자신의 희망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희망은 욕심이 아니라 방향입니다. 내 희망은 더 부지런하고 더 열심히 살자는 것입니다. 직장을 핑계로 하지 못했던 다양한 섬김의 일들과 또 접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배움의 세계에도 뛰어 들어 더 많은 경험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내 삶의 영역이 더 넓어지고 내 인생의 나이테가 풍성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나와 같은 꿈을 꾸는 이들이 있다면 동행할 수 있도록 어깨를 빌려 줄 생각입니다. 내가 가는 ‘아직’이라는 길이 나를 비롯한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되기를 기도하면서 새해 첫날을 향해 첫발을 내 딛는 아침입니다.

20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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