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학/상주학 제4권

상주학. 상주문화 사랑방 제80강좌 한국사회, 참 인재교육

빛마당 2015. 12. 17. 21:19

2015년 11월 27일 상주문화원 금요강좌

한국사회, 참 인재교육

[요 약]

상 주 문 화 원

(원장 김 철 수)

성균관대학교 명예총장

김 준 영

I. 해방이후 대한민국의 발전 원동력

                               부족함에서 나온 헝그리 정신

                                    

                  배움과 교육                      머리와 부지런함



II. 왜 참 인재교육인가?

◦ 입시틀에 매몰된 교육

◦ 지식에 밀려난 인성과 지혜

◦ 창조적 도전을 피하는 인스탄트 만족

◦ 남 따라 하기식 리더십 부재

◦ 한국사회의 美德(德目) 실종

◦ 미래 희망의 용강로 = 참 인재교육

III. 참 인재 상

※ 논어: 바른 사람(참 인재)을 들어 쓰고 굽은 사람을 버려두면

백성들은 저절로 따라 온다(擧直措諸枉則民服).

◦ 산업화 시대: 근검, 절약하고 부지런하게 산업화에 기여하는 인재

◦ 민주화 시대: 민주화를 위한 정의롭고 용기 있게 희생하는 인재

◦ 21세기는 개방하고 교류하며, 경쟁하면서 협력하는 공존의 사회:

- 생각이 다르다고 배척하지 않고, 서로 소통하며 문제를 풀어가는

인성과 지혜

- 미래를 향한 도전과 창의적인 발상을 쏟아낼 수 있는 창조적 도전

- 헌신과 소통, 겸손과 솔선수범하는 리더십

IV. 한국사회의 참 인재 지향점

인성(참 인재의 토양 → 건강한 시민사회의 공동선 기반)

◦ 인(仁) → 더불어 살아가는 어진 품성(善) → 긍정적인 자화상

→ 화합, 협력 사회(예: 다름을 대립 아닌 협력과 조화로 조정)

◦ 의(義) → 옳고 바른 삶 → 정직, 바른 사회

◦ 예(禮) → 효(孝), 존중, 배려하는 성품→ 질서, 법치사회

※ 인성 → 건전한 시민의식 → 건강한 시민사회 발전

□ 지혜(삶의 길, 통찰, 안목 → 사회통합의 접착제)

◦ 지식의 차이 ≪ 지혜의 차이

◦ 독서 습관 → 책 읽는 사회 → 현명한 사회

※ 미국교육: 20살 전까지 책 읽고 발표하고 글쓰게 하면서

지혜롭게 생각하고 판단하는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에 역점

◦ 지혜교육은 논쟁하면서도 대화하고, 분열과 갈등 속에서도

서로를 존중하면서 통합을 위한 공통분모를 찾는 훈련

□ 창의성(새로운 길 개척)

◦ 배움() → 읽힘(習) → 창의

◦ 질문과 토론을 통한 탐구교육 → 창의성, 민주적 사고, 사회적 책임

◦ 이스라엘 교육: 오늘은 어떤 질문을 했느냐?

오늘은 어떤 토론을 했느냐?

※ 세종의 토론정치: 역사상 창조적인 과학, 문화시대의 절정기

(경연, 어전회의토론, 어찌 생각하시오? 왜 그리 생각하오? 밤샘토론)

□ 도전정신 (꿈과 희망의 에너지)

◦ 도전적인 역사의 교훈: 삼국통일, 훈민정음 창제, 명랑대첩,

조국근대화의 산업화, 민주화, 정보화, 기업가 정신

◦ 도전적인 실패를 용인하고 보듬어 주는 문화와 용기

→ 두려움이 천근이지만 용기는 만근입니다(이순신 장군).

창조적 도전의 최첨단 기술 현장 → 실리콘밸리 견학

◦ 사막위에 최고 농업국가를 이룩한 이스라엘

※ 애플회사 창업자 스티브 잡스(Steve Jobs)

→ 끝없이 갈망하고 우직하게 도전하라!

(Stay Hungry, Stay Foolish)

□ 리더십 (얽힌 실타레를 풀수 있는 지도력)

◦ 개방과 협력의 시대 리더십: 헌신과 소통, 겸손과 솔선수범

◦ 사회봉사, 나눔·배려 체험학습(미국해병대: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

◦ 세종의 리더십, 정조의 리더십, 다산의 리더십, 기사도 정신 학습 등

V. 참 인재교육의 단초(端初)

◦ 대학입시제도 개혁: 대학입시 성적에 참 인재로서 다양한 요소 반영 (수능, 창의적·도전적 학습활동, 독서생활, 봉사활동, 인성요소 등)

◦ 참 인재교육 투자 확대

VI. 참 인재교육과 상주

◦ 상주는 교육의 큰 맥, 교육향(상주향교, 함창향교, 흥암서원,

옥동서원, 도남서원 등) → 인재와 문화보고

◦ 정신적 구심체 → 선비의 고을

◦ 참 인재교육의 중심체로서 상주교육을 참 인재교육의 전진기지로!

미래의 희망, 한국사회의 참 인재교육

성균관대학교 명예총장 김 준 영(金峻永)

결국 사람이 미래이고, 모든 가능성은 인재가 열어 갑니다. 지난 광복 70년의 역사도 일하며 배우고 배우면서 일했던 한국사회의 높은 교육열과 인재교육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아일랜드의 시인 위리엄 버틀러 예이츠가 말했듯이 “교육이란 양둥이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학생들 마음속에 불을 지피는 일”입니다. 번영된 미래를 열어갈 이 시대가 요구하는 참 인재교육을 어디에 둬야 하는지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광복 70년의 회고

올해는 광복 70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해방 이후 지난 70년 동안 우리 민족에게 다섯 번의 역사적 변혁기가 있었습니다. 18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건국을 비롯해서 1950년대 초 6.25전쟁, 60년대와 70년대를 거쳐 기반을 닦은 산업화, 80년대 후반부터 불붙기 시작한 민주화, 그리고 2000년대 초부터 우리 생활 속에 파고든 세계화와 정보화라는 큰 역사적 변혁기가 있었습니다. 많은 시련과 고통과 희생이 있었지만, 지난 광복 70년은 이 다섯 번의 역사적 매듭을 성공적으로 풀어온 성취의 역사였습니다. 지구촌 어느 나라도 이 험난한 역사적 고비를 단기간에 성공적으로 이루어 낸 나라는 없었습니다. 여기에는 국민들의 땀과 함께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해 보자”는 자신감, 그리고 강력한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2. 해방이후 지난 70년간 한국사회의 성장원동력

한국사회가 중진국으로 우뚝 서게 된 원동력을 여러 각도에서 찾아 볼 수 있겠지만, 우리 국민들에게는 부족함에서 나오는 헝거리 정신, 배움과 교육, 그리고 머리와 부지런함이 있었습니다. 먼저 부족함에서 나온 국민들의 헝거리 정신입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자원도 부족하고 영토도 비좁은 나라이지 않습니까? 그 부족함 속에서 우리 국민들은 근검, 절약하며, 가난을 극복해야 하겠다는 불굴의 투지를 불태웠습니다. 이것이 바로 헝거리 정신(Hungry Spirit) 이지요. 부족함에 굴하지 않고 의지로써 이겨낸 정신이 산업화를 넘어 세계화와 정보화를 이룩해 냄으로써 오늘날 세계 경제 13위 국가로 발돋음 하게 하였다고 봅니다.

다음으로 우리사회의 성장원동력은 배움과 교육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교육열이 가장 높습니다. 젊은 세대는 배움의 현장에서 젊음을 보냈습니다. 부모님들은 가난 속에서도 자식들의 교육을 먼저 생각했고, 자식들은 배움이 부모들께 효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배움과 교육을 통해 길러진 인재들이 한국 사회의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정보화를 이끌어 온 역군이었지요.

마지막으로 국민들의 머리와 부지런함이 성장동력 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사회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우리 국민들은 머리가 좋고(세계 5위안에 속함) 부지런하기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머리가 좋으면 게으르든가, 부지런하지만 머리가 뒤지는 국민들이 지구촌에는 많다고들 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머리와 부지런함을 함께 갖춘 민족입니다. 이런 머리와 부지런함이 강력한 리더십과 결합돼서 단기간에 우리사회를 발전시킨 동력이 되었다고 봅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사회의 성장에는 정신이 있었고, 인재가 있었고, 근면이 있었습니다.

3. 현 시대에서 짚어봐야 할 바람직한 인재상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궁극적으로 사람입니다. 역사적으로 훌륭한 인재가 많은 시대는 번영을 이룬 반면, 인재가 빈약한 시대는 쇠퇴했습니다. 논어(論語)에도 “바른 사람을 들어 쓰고 굽은 사람을 버려두면 백성들은 저절로 따라온다(擧直措諸枉則民服)”고 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바람직한 인재상은 시대에 따라 꾸준히 진화해 왔습니다. 예를 들면 산업화 시대에는 근검, 절약하고 부지런한 인재가 산업화의 주역이 된 반면, 민주화 시대에는 민주화를 위한 정의롭고 용기 있게 희생하는 인재를 요구했습니다.

21세기 오늘날은 세계가 서로 개방하고 정보를 교류하며 경쟁하면서도 서로 협력해 가는 사회입니다. 우리사회에도 얽히고 꼬인 복잡한 문제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생각이 다르다고 배척하지 않고 서로 배려하고 소통하며 문제들을 풀어가는 인성과 지혜, 그리고 번영된 미래를 향한 도전과 창의적인 발상을 쏟아놓을 수 있는 인재 즉 참 인재가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4. 한국사회, 참 인재의 지향점

인재는 저절로 얻어지지 않습니다. 좋은 교육을 통해서 키워져야합니다. 우리가 쓰는 제품도 품질이 각양각색이듯이 사람도 어떤 교육을 받는지에 따라 인재의 모습이 달라집니다. 좋은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학교교육만 잘해서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정교육과 학교교육, 그리고 사회교육이 함께 좋은 인재를 키우기 위해 삼위일체적으로 눈덩이효과를 내야한다는 점을 먼저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런 삼위일체적인 협력으로 좋은 인재를 배출하고 있는 나라가 이스라엘입니다. 우리나라 국토의 1/5, 인구는 1/7인 작은 나라, 이스라엘에 세계가 부러워하는 인재가 많습니다. 전 세계노벨상 수상자 중 22%가 유대인입니다. 이스라엘은 다른 나라보다 열악한 조건을 가졌지만 절망적인 상황에 불평하며 주저앉지 않고, 도전하고 또 혁신하며 오늘날 세계 최고의 창업국가, 벤처왕국이 되었습니다. 그 배경에는 어려서부터 가정에서 질문과 토론을 벌이며 탐구심을 일깨워주는 가정교육에서부터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발굴해 주는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이 잘 연계되어 인재를 양성하는 전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사회에도 지식으로만 무장된 기존의 인재 틀에서 벗어나 인성과 지혜를 겸비하고,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 즉 참 인재를 육성하는 데 특단의 교육적 관심을 기울이고 투자를 해야 할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참 인재교육이 절실합니다.


첫째로 참 인재의 토양이 될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인성교육과 관련하여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인간세계를 널리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의 교육철학을 존중해 왔습니다. 인성(人性)은 사람다움 즉 품성(品性)입니다. 가끔 저는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사회에 진출하여 20년 이상 일하면 어떤 사람이 리더가 됩니까?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가면 실력과 지식은 비슷하다고들 합니다. 결국 참 인재로서 인성을 갖춘 사람이 리더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참 인재로서의 인성교육은 어디에 두어야 할까요? 여러 잣대가 있겠습니다만,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어진 품성(仁), 정직하고 바르게 생활하는 의로운 자세(義), 그리고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며 예의를 지키는 성품(禮)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우리사회의 분열과 갈등, 부정부패, 그리고 정치 후진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더불어 살아가는 어진 마음과 배려하는 정신, 그리고 정직하고 바르게 살아가는 훈련을 인성교육을 통해서 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인성교육은 가정에서부터 학교를 거쳐 사회로 확산되어야 합니다. 거듭 강조하고 싶은 점은 인성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서로 진실된 마음을 나누고 소통하면서 그 마음을 주변으로 확대시켜 조화롭게 마음을 합하는 토양이 바로 인성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참 인재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매사를 슬기롭게 처리하고 얽히고 섥힌 문제를 사리에 맞게 푸는 방법인 지혜를 교육해야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선조들께서 남긴 지혜에 감탄할 때가 많습니다. 선조들이 많은 지식이 있어서 반드시 지혜로웠던 것은 아닙니다. 현명한 판단과 삶의 길(道)이 무엇이고 어디에 있었는지를 알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지식은 핸드폰과 인터넷에 홍수처럼 밀려오는데 옳은 지혜를 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혜가 많은 사회가 현명한 사회가 되고 선진국가로 발전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혜교육은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지혜의 보고는 책입니다. 어려서부터 독서하는 습관이 지혜로운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자양분입니다. 제가 미국 초등학교, 중·고등학교를 방문해 본적이 있습니다. 20세가 되기 전까지 미국 교육은 책을 읽고 발표하고 글을 쓰게 하면서 지혜롭게 생각하고 판단하는 역량을 길러주는데 많은 시간을 할당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습관이 되어서 사회에 나가서도 미국시민들은 세계에서 독서를 가장 많이 하는 국민들에 속합니다. 우리나라는 서점이 문을 닫고 줄어든다고 하는데, 선진국들의 길가에는 좋은 서점들이 성황을 이루고 있는 상황을 우리는 지혜로운 사회와 연관시켜 곰곰이 되새겨 봐야 할 대목입니다.

 

                              

[2014년 한국경제신문 [2012년 한국경제신문 미국

글로벌 인재포럼 세계명문대학 하바드대학 프리먼교수와     스탠퍼드대학 크루그교수와 토론]                                                                    총장회의 주재]

 

 

셋째로 참 인재를 위한 창의성교육입니다. 미래는 창의적인 발상과 상상력이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창의기반사회입니다. 배움(學)과 익힘(習)을 통하여 다르게 생각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캐내는 창의적인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창의적인 인재는 기존의 길을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개척해 가는 인재입니다.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 국제수학경시대회나 국제과학경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도 창의성은 뒤진다고들 합니다. 그 이유는 입시위주의 교육틀에서 주어진 문제는 잘 풀도록 훈련되어 왔으나,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데는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창의성교육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수업시간에 활발한 질문과 토론을 허용해야 합니다. 선생님으로부터 배운 것을 학생 스스로 익힌 다음 창의의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學 → 習 → 創意) 반드시 질문과 토론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질문과 토론이 없는 배움은 창의로 연결될 수 없습니다. 외국교수들한테 우리 학생들을 가르친 소감을 물어보면, 공통적으로 “한국 학생들은 질문을 별로 하지 않는다”고 답변합니다. 그것은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어려서부터 질문하고 토론하는 문화에 익숙해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토론은 아이디어를 생산하고, 질문은 다른 생각을 서로 주고받는 통로입니다. 정해진 길을 벗어나야만 새로운 길도 찾을 수 있습니다.

수년전 이스라엘을 방문하여 학교 교육현장을 본 경험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수업시간 중에 의문이 나는 부분이 있으면 수업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불쑥 불쑥 질문을 제기하고, 또한 선생님들도 의도적으로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논쟁을 부추기기도 했습니다. 그 질문을 둘러싸고 적극적으로 토론하는 교실은 몹시 시끄럽고 무질서해 보였지만, 이스라엘교육은 세계적으로 창의성이 앞서가는 교육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이스라엘은 창의적인 인재와 벤처기업이 많은 나라에 속합니다. 또한 가정에서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실 때도 가족들끼리 질문하고 토론하는 환경이 습관화되어 있다고 하지요. 심지어 이스라엘 어머니들은 자식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오늘은 어떤 질문을 했느냐? 어떤 토론을 했니?”라고 묻는다고 하지요. 우리 교육현장에도 질문하고 토론하면서 집요하게 탐구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창의성의 근육을 키우게 해야 합니다.

가정에서 그리고 학교에서 질문하고 토론하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도록 지도하는 것입니다. 질문하고 토론하는 습관은 창의성뿐만 아니라, 앞으로 사회에 진출한 후에도 서로 다른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협치의 문화를 열어가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넷째로 참 인재는 도전정신이 있어야 합니다. 지구촌은 더 깊이 개방하고 더 넓게 교류하는 시대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더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협력해 가야만 합니다. 이런 점에서 미래 세대는 더 넓게 개방된 세상에서 더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열정적으로 도전해 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여기에 바로 도전정신을 일깨워줄 교육이 필요하지요. 실패에 굴하지 않고, 실패의 가치를 딛고 성공신화를 이루어 낼 수 있는 도전은 교육을 통해 익히고 체험한 용기로부터 나와야 합니다. 실패를 해 보면 성공하는 법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삼국통일을 성취한 도전적인 역사의 교훈, 이순신 장군의 구국을 위한 도전,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창조적 도전 등 험난한 고비를 극복한 우리 역사현장과 위인전이야말로 도전정신의 산 교재요, 젊은이들의 표상이라고 믿습니다. 임진왜란으로 나라가 위태로울 때 잠 못 이루며 근심하는 선조 임금한테 이순신 장군은 붓을 들었습니다. “신에게는 아직도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 두려움이 천근(千斤)이지만 용기는 만근(萬斤)입니다”라고 올린 상서는 조선수군의 기적을 이룬 구국의 결단이요 도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날 젊은이들에게 시련과 고난 속에서 도전정신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역사적 교훈이 아니겠습니까?

여기에 더하여 현 시대에서 분출되고 있는 창조적 도전에 대한 교육도 필요합니다. 이스라엘 젊은이들이 추구하고 있는 벤처정신, 미국 우주센터인 NASA에서 꿈꾸고 있는 우주기술, 미국 첨단기술의 심장부인 실리콘밸리에서 개척하고 있는 미래 사회를 위한 도전 등 세계 젊은이들이 열정적으로 도전하고 있는 현장을 보고 방문하고 체험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막국가 이스라엘이 해 낸 창조적 도전을 말씀드리지요. 이스라엘에서 배출된 인재들은 척박한 사막에 해수를 끌어 들여 사막위에 최고 농업국가를 세웠고, 이스라엘 잉어란 물고기를 길러 그 배설물이 섞인 물로 유기농을 성공시킴으로써 오늘날 농산물 주요 수출국이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역(逆)사막화의 국가로 변신한 것입니다. 2012년에는 세계 최고의 국제농업박람회가 비옥한 땅이 넘치는 남미나 호주가 아니라 사막국가 이스라엘에서 열렸지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인재국가가 성취해낸 기적적인 역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최근 4개월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에 머물고 스탠퍼드대학을 방문하면서 세계 많은 고등학생들과 대학학생들이 두 명문대학과 실리콘밸리를 견학하면서 도전의 현장을 배우고 익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미래 우리사회를 책임질 젊은이들도 이러한 창조적인 도전의 현장에 머물면서 도전정신을 익혀야 된다고 봅니다.

아시다시피 실리콘밸리에 있는 세계 제 1의 핸드폰회사인 애플회사를 창업한 스티브 잡스도 미혼모의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나 수많은 실패와 역경을 딛고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면서 마침내 세계적인 창조적 기업가로 성공하였습니다. 도전적인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는 더 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주지요. 실패는 배움이지 재앙이 아닙니다.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스티브 잡스는 스탠퍼드대학의 졸업식 축사 끝머리에서 “끝없이 갈망하고 우직하게 도전하라(Stay hungry, Stay foolish)"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젊은이들에게 끝임 없이 우직하게 도전하라는 그야말로 도전적인 말을 남기고 그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다섯째로 참 인재로서 리더십을 갖춰야 합니다. 개방과 협력의 시대에 요구되는 리더십 즉 지도력은 굴림하는데 있지 않고, 겸손하게 소통하며 솔선수범하는 말과 행동(言行)의 신뢰로부터 나옵니다. 갈등과 논쟁 속에서도 공통분모를 도출해낼 수 있는 대화능력, 다른 의견을 경청하고 포용할 수 있는 용기, 궂은일에 뛰어들 수 있는 솔선수범과 봉사정신 등 리더로서의 덕목을 교육해야 된다고 봅니다. 입시교육에 치우치다보니 좋은 인재로서 갖춰야 할 이런 리더십교육의 설 땅이 좁아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갈수록 우리사회의 갈등이 심화되고 점점 파편화되고 있는 것도 가정과 학교에서 리더십에 대한 교육과 사회에서의 리더십에 대한 체험이 부족한 데서 기인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이웃을 위하여, 그리고 사회를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하고 체험하게 하는 리더십교육은 한국사회를 더 따뜻하고 화합하는 공동체로 성숙시킬 것입니다.

끝으로 꼭 지적하고 싶은 것은 대학입시에 매몰되어 있는 우리나라 교육으로는 참 인재를 양성해 내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대학에 몸담고 있습니다만, 대학입시제도를 과감히 개혁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개발도상시기의 대학입시제도의 틀로써 미래가 요구하는 참 인재를 키워내기는 어렵습니다. 대학입시에 성적과 수능점수만이 아니라, 봉사활동,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학습활동, 독서생활 등 참 인재로서 겸비해야 할 다양한 요소들이 반영되어야 합니다. 교육개혁 특히 대학입시제도의 개혁을 출발점으로 하여 지금까지 말씀 드린 참 인재교육의 기본 틀이 마련되어야 하겠습니다.

5. 참 인재교육과 상주

역사적으로 상주는 교육의 큰 맥을 이어온 교육향 이었을 뿐만 아니라 인재와 문화의 보고였습니다. 교육과 인재의 중심지로서 선비의 고을이었습니다. 나아가서 상주는 우리 교육과 문화의 큰 맥을 이뤘던 상주향교, 함창향교, 흥암서원, 옥동서원, 도남서원 등 수많은 전통교육과 문화의 유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교육향 상주에 있는 이들 교육기관들은 훌륭한 인재 배출의 요람이었습니다. 역사의 고비마다 우리사회의 시대정신을 바로 세운 정신적 구심체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큰 자긍심을 안고 있습니다. 선비정신과 정신적 구심체로서 상주의 자존심과 희망을 다시 찾아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교육향로서 상주의 역사적인 위상에 걸맞게 이 시대가 갈망하고 있는 참 인재교육의 중심체로서 상주가 참 인재교육의 전진기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성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