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리
김재수
봄부터 여름 내내
기다렸다
긴 의자에 네 자리 남겨 놓고
벚꽃 피기 전 올 거라고 했는데
5월 장미가 피었다 지고
6월 뻐꾸기소리 산을 넘는데
오늘도 푸른 바람만 가득한
그 자리
들꽃 하나 놓고 간다
행여 몰래 다녀갈까.
2024. 6.17.
뻐꾸기
김재수
뻐꾹 뻐꾹
오월이 오더니
뻐꾹 뻐꾹
유월이 갑니다
산과 들에
푸른 물결을 남기고
산과 들에
푸른 노래를 남기고
2024. 6.19.
하지
김재수
일 년 중 오늘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단다
해님이 달님에게 말했어
그래?
내가 조금 씩 조금 씩 양보해서 그런 거야
이제부터는 내가 조금씩 양보할게
해님이 달님에게 말했어
그래 우리 동지 날 다시 만나자
달님이 해님에게 말했어.
2024.6.21.
로봇 커피자판기
김재수
콕콕 단추를 눌러
계산을 하고
톡톡 단추를 눌러 주문을 한다
눈말 깜빡거리던 로봇이
이리저리 팔을 움직여
뽑아주는 커피 한 잔
고마워요
서로 나누는 인사가 없어서일까
커피는 따뜻한데
허전한 커피 잔
2024.6.22.
'나의 문학 > 동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농부 아버지 외 3편 (0) | 2025.04.04 |
---|---|
뭉크의 그림 외 3편 (0) | 2025.04.04 |
버팀대를 세우면 외3편 (0) | 2025.04.04 |
조홍시가 외 2편 (0) | 2025.04.04 |
꽃봉오리 외 2편 (0) | 2025.0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