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동시

농부 아버지 외 3편

빛마당 2025. 4. 4. 16:51

농부 아버지

 

김재수

 

눈만 뜨면 아버지는 종일

복숭아밭에서 지냈다

 

땡볕과 비바람을 이겨내고

잘 익은 복숭아

 

한 알 두 알

따서 담는 아버지의

떨리던 손

 

정성껏 포장된 복숭아를 보는

아버지의 새까만 얼굴에

복사꽃이 피었다.

2024.7.16.

 

카톡 방(1)

 

김재수

 

너와 나 둘만의

방을 만들었지

 

볼 수 없는 마음을

볼 수 있어서 좋아

 

^*^

--

 

네 마음이

빤히 보여.

2024.7.16.

 

카톡 방(2)

 

김재수

 

멀리 있는 친구도

가까이 있는 친구도

 

까톡 까톡 까톡

 

언제라도

한 방에서 만날 수 있어 좋아

 

까톡-

방문이 열리면

 

금새 와글와글 모이는

그리운 얼굴

 

칭찬도 허물도

함께 어울리는 방

수다 방.

2024.7.16.

 

머리 깎기

 

김재수

 

머리를 깎았지

너에 대한 미움이

자꾸만 커지기에

 

땅바닥으로 무심하게

떨어지는 너의 기억들

 

미움과 함께

떨쳐버리려 했는데

 

어쩌나

 

미처 떨어내지 못한 아쉬움이

목덜미 이 곳 저 곳을

콕콕 찌르고 있더라.

2024.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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