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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리 외 3편

그 자리 김재수 봄부터 여름 내내기다렸다긴 의자에 네 자리 남겨 놓고 벚꽃 피기 전 올 거라고 했는데5월 장미가 피었다 지고6월 뻐꾸기소리 산을 넘는데 오늘도 푸른 바람만 가득한그 자리 들꽃 하나 놓고 간다행여 몰래 다녀갈까.2024. 6.17. 뻐꾸기 김재수뻐꾹 뻐꾹오월이 오더니 뻐꾹 뻐꾹유월이 갑니다 산과 들에 푸른 물결을 남기고 산과 들에푸른 노래를 남기고2024. 6.19. 하지 김재수 일 년 중 오늘낮의 길이가 가장 길단다해님이 달님에게 말했어 그래?내가 조금 씩 조금 씩 양보해서 그런 거야 이제부터는 내가 조금씩 양보할게해님이 달님에게 말했어 그래 우리 동지 날 다시 만나자달님이 해님에게 말했어.2024.6.21. 로봇 커피자판기  김재수 콕콕 단추를 눌러계산을 하고톡톡 단추를 눌러 주문을 한..

버팀대를 세우면 외3편

버팀대를 세우며 김재수 아빠가 토마토, 고추, 가지에게버팀대를 세우는데 마음대로 꽃 피렴열매도 주렁주렁 비가와도 괜찮아바람 불어도 걱정 마노래를 하다가 문득굵은 팔뚝 검게 탄아빠를 보았다 그렇구나! 아빠는 늘우리 집의 버팀대셨구나.2024.6.6.  민들레 김재수 길가 외진 땅을 환하게 밝히다가어느새 하얀 씨앗 구름 꽃 관 쓰더니바람에 다 내어주고 허허로운 민둥 머리 젊었을 적 할머니 민들레보다 고왔는데일곱 남매 고이 길러 둥둥둥 다 떠나보내고동구 밖 바라보시는 파뿌리 우리 할머니.2024.6.6. 플라워 카페 오만 번  김재수 첫 발걸음부터꽃들이 반기는 카페 출입문에 하얀 글씨“오만 번의 행운이 온 사람도 있답니다.” 들어서면 저절로 기분이 좋다어쩌면 나도오만 번째 행운의 주인공 일 수 있으니 네 잎의..

조홍시가 외 2편

조홍시가(早紅枾歌)*를 읽고 김재수 노계문학관에 걸린감 홍시 노래 한 편 엄마 아빠에게 물었다바나나, 망고, 사과, 귤...어떤 것을 좋아하세요? 엄마는 귤을아빠는 사과를 좋아 하신단다 오늘 저녁엔귤과 사과를 사 드려야지  2024.6.4.* 노계 박인로 선생의 시조 선죽교(善竹橋)를 걸으며 김재수 정몽주 선생을 기리는임고서원(臨皐書院) 들머리에 개성의 선죽교를본 따서 만든 다리 역사의 한 마디를가위로 싹둑 잘라여기 이 자리에왜 다시 세웠을까?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처 죽어’ 선생의 단심가* 한편이불현 듯 살아와 오백년 시간이 흘렀는데그 다리를 쉽게 건너지 못했다.2024.6.4.* 정몽주 선생의 시조 개망초 김재수 사람들은 너를개망초라 불러 어떤 이들은계란꽃이라고 불러 넌 어떤 이름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