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대가 쑥쑥 꽃대가 쑥쑥 아마릴리스 화분에 물을 주다가 깜짝 놀랐어 어제도 보지 못한 꽃대가 쑥쑥 올라와 있잖아 하나님은 꽃만 좋아하시나 봐 쪼그리고 앉아서 바라보며 부러웠다 하룻밤에 쑥쑥 크는 네 키가. 2024.4.23. 나의 문학/동시 2024.04.23
할머니의 기도 할머니의 기도 김재수 할머니 기도를 몰래 들었다 하나님 저는 지사교회를 너무 사랑하나 봐요 지난주일 행복동행예배 드린다고 갔더니 다음 주일이라고 하시고 오늘 다시 지사교회에 갔더니 너무 일찍 왔구나, 아직 두 시가 아닌데 벌써 왔니? 나도 할머니 몰래 기도드렸다 하나님 우리 할머니가 지사교회를 사랑하는 만큼 할머니도 사랑해 주세요. 2024.4.14. 나의 문학/동시 2024.04.23
저수지 저수지 김재수 이 봄에 저수지들이 엄마의 젓 가슴처럼 퉁퉁 불었다 어지간한 봄 가뭄 여름 가뭄까지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발아래 실핏줄처럼 펼쳐진 논과 밭에 넉넉히 젖을 물릴 준비를 하고 있다. 2024.4.8. 나의 문학/동시 2024.04.23
부활절 달걀 부활절 달걀 김재수 카톡이 왔다 “부활절 달걀이 먹고 싶어” 얼른 답장을 했다 “금방 갈게” 반가움이 손 안에 달걀처럼 따뜻하다. 2024.3.31. 나의 문학/동시 2024.04.23
까치집 까치집 까치 한 쌍이 집을 짓는데 줄지어 선 가로수들이 부러운 눈이다 내 품에 둥지를 틀면 좋을 텐데 새끼를 예쁘게 키울 수 있는데 그래도 좋아 아기까치 자라는 걸 곁에서 볼 수 있다면 그래도 아쉬운지 까치집 짓는 나무를 향해 자꾸만 몸을 기웃거린다. 2024.3.24 나의 문학/동시 2024.04.23
목련 목련 김 재 수 봄바람이 붓을 들고 나뭇가지마다 하얀 점들을 꾹꾹 놀러 찍더니 하얀 점들이 햇살에 살아나 몽실몽실 부풀기 시작했다. 2024.3.22. 나의 문학/동시 2024.04.23
반가워 반가워 김재수 긴 겨울을 기다린 꽃과 나비가 서로에게 속삭였어 반가워 반가워 기다림이란 좋은 거야 이렇게 만날 수 있으니. 2024. 3.18 나의 문학/동시 2024.04.23
차례차례 차례차례 김재수 꽃다지, 민들레, 개나리, 목련.... 봄꽃들이 키만 멀쑥한 달맞이꽃에게 걱정스럽게 물었어 넌 언제 꽃을 피울 거니? 걱정 마 지금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야. 2024.3.18. 나의 문학/동시 2024.04.23
깃발이 바람에게 깃발이 바람에게 김재수 깃발이 바람에게 말했다 도와 줘서 고마워 너 때문에 내가 펄럭일 수 있어서 바람이 깃발에게 말했다 아니야, 내가 고마워 너 때문에 보이지 않는 나를 보여줄 수 있어서. 2024.3.13. 나의 문학/동시 2024.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