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의자 의자는 신기한 저울을 달고 있다 아기가 앉으면 얼른 아기 무게만큼 내리고 어른이 앉으면 얼른 무게를 올린다 누가 앉아도 편하도록 받쳐주는 2013. 4.20. 나의 문학/동시 2023.05.01
민들레 홀씨 민들레 홀씨 바람타고 빙빙 다니다가 오호! 내 무릎에 앉았다 아니야 여긴 아니야 홀씨를 주워 풀밭에 묻었다 안녕! 내년 봄에 노란 얼굴로 만나자. 2023.4.19 나의 문학/동시 2023.05.01
꽃피우기 꽃 피우기 아마릴리스 한 송이 웃고 있다 꽃은 그냥 피는 줄 알았는데 꽃봉오리로 사흘 밤낮을 끙끙 알았다 그래서 더 환한 얼굴 축하해 2023.4.18. 나의 문학/동시 2023.05.01
신발을 씻으며 신발을 씻으며 흙 묻은 신발을 씻는다 늘 힘없이 주저앉은 아버지의 작업화 바닥에 덕지덕지 굳은 흙덩이 신발 속에 잔뜩 끼인 검불과 모래 알 어떻게 견뎠을까 씻어도 베어 나오는 찌던 물 헹구고 헹구어 볕 바른 곳에 널어 말리면 따스하게 담기는 햇살 가족이란 무게에 눌려 있던 아버지의 신발이 햇볕 속에서 다시 일어서고 있다. 2023. 4.10 나의 문학/동시 2023.05.01
수화하는 아이 수화하는 아이 환하게 피는 꽃의 속삭임을 너는 눈으로 듣지 작은 바람결에도 손 흔드는 나뭇잎들의 말도 너는 눈으로 듣지 너의 눈은 귀이다 아름다운 노래도 너는 손으로 부르지 보이지 않는 바람의 안부나 꽃들과의 속삭임도 너는 손으로 하지 너의 손은 입이다. 2023.4.9. 나의 문학/동시 2023.05.01
내어주기 내어주기 흙은 새싹을 위해 자리를 내어주고 꽃은 또 열매를 위해 훌훌 떠난다 아름답게 떠난 자리 텅 빌 줄 알았는데 빈자리가 아니다 꽃잎처럼 돋아나는 푸른 이파리 내어 준 자리가 클수록 더 가득 채우는 봄. 2023.4.7. 나의 문학/동시 2023.05.01
가수 현미 가수 현미 노래 잘 부르던 현미 할머니가 하늘나라로 가셨다 푸근한 웃음에 넉넉한 가슴으로 밤안개를 부르시던 할머니 오늘 새벽 밤안개 타시고 하늘나라로 가셨다 하늘나라에서 밤안개 노래를 듣고 싶었나 보다. 2023.4.4 나의 문학/동시 2023.05.01
꽃 꽃 크고 고운 꽃 사이 어떻게 네가 보였는지 작아도 앙증맞은 네 웃음이 내 마음을 끌어 당겼나 봐 보이니 마음이 가고 마음에 담으니 자꾸만 좋아지네. 2023.4.4. 나의 문학/동시 2023.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