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 558

신발을 씻으며

신발을 씻으며 흙 묻은 신발을 씻는다 늘 힘없이 주저앉은 아버지의 작업화 바닥에 덕지덕지 굳은 흙덩이 신발 속에 잔뜩 끼인 검불과 모래 알 어떻게 견뎠을까 씻어도 베어 나오는 찌던 물 헹구고 헹구어 볕 바른 곳에 널어 말리면 따스하게 담기는 햇살 가족이란 무게에 눌려 있던 아버지의 신발이 햇볕 속에서 다시 일어서고 있다. 2023. 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