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동시 466

어떤 시화전

어떤 시화전 온갖 꽃과 나무들이 제 모습 그대로 자라는 낙동강생물자원관 식물원 온실에 시화 스물 넉 점이 옹기종기 걸려 있다 사람이 없는 걸 아는지 시화들이 슬며시 벽에서 내려와 작은 도랑 물소리와 어울리고 물소리가 어느 듯 외운 시를 졸졸졸 아래로 들려주고 있다 온실 안에 꽃과 나무들이 물소리의 끝없는 시낭송에 꽃은 시의 향기로 나무는 시의 색깔로 취하고 있다. 2023. 9.5

왜 그럴까?

왜 그럴까? 내 동시집 『열무꽃』 서른 권을 나누어 주었어 참가자 모두에게 나에게 사인해 달라는 사람이 없다 동시쓰기 강사님의 책은 미리 사서 기다리다가 줄을 서서 사인을 받는데 강의 도중 퀴즈를 맞히면 주던 강사님의 동시집 연신 고맙다고 허리 굽히며 받는데 이상하다 서른 권이 넘는 내 동시집 『열무꽃』 고맙다는 말 하는 사람도 없다 흔히 시인들은 책을 드리면 고맙다고 자기 책을 보내 주는데 내 책을 드린 강사님 모두 아무도 책을 보내주지 않았다 내 책 정가가 자기 책보다 낮아서 그런가? 책 이름이 촌스러워 그렇겠지 책속의 시들이 시들해서 그렇겠지 아니, 내가 강사 선생이 아니어서 그렇겠지 내 시도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기도 했는데 아 이제 알겠다 공짜로 주어서 그런갑다 다음 화요일 마지막 수업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