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동시 466

골목 외 3

골목 -대구 중구 근대골목길을 다녀와서- 빌딩 숲 사이로 납작 엎드린 길로 사람들이 다니기 시작합니다 낯익은 사람도 낯선 사람도 함께 다닙니다 아주 오래 잊고 있던 길 길도 이름을 붙여주니 살아납니다 청라언덕에 ‘동무생각’이 들리고 만세 언덕에는 만세소리도 들립니다 시집 속에 잠자던 ‘빼앗긴 들’을 사람들이 중얼중얼 외며 갑니다. ‘마당 깊은 집’에서 옛이야기가 들려옵니다 길에 이름을 붙여 주는 일 김춘수 시인의 ‘꽃’이 되는 시간입니다. 2023. 6. 19 어느 수집가의 전시회 -이건희 회장 소장품 전시회에서 ‘귀한 것, 보물은 나만 두고 봐야지’ 놀부 아저씨처럼 꽁꽁 숨겨놓고 몰래 혼자만 보던 할아버지가 마음의 빗장을 열었어요 ‘내 것이 아니라 모두의 것’ 이 생각 하나로 어두운 창고에서 숨죽여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