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9. 버림과 찾음 239. 버림과 찾음 추질추질 겨울비가 내립니다. 앞산이 빗속에 잠기고 있습니다. 골목을 나와 막 큰 길 모퉁이 지나려는데 어제까지 보지 못했던 짤막한 현수막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개를 찾습니다. 사모에드. 수컷 흰색. 6년생. 현상금 1,000,000원. 신고자 500,000원. 절대비밀 보장 연락처 010-9*5*-**** 갑.. 나의 문학/산문 2010.04.05
238. 산 위에서 238. 산 위에서 가까운 가을 산을 다녀왔습니다. 산을 오를 때는 대부분 눈앞에 보이는 것들에 충실합니다. 내 발자국을 놓을 곳들과 그리고 눈에 잘 띄는 크고 작은 나무들과 잡초들. 가까이서 보면 저마다 조금씩 다른 표정을 하고 있음이 신비롭습니다. 이는 가까운 곳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찾을 수 .. 나의 문학/산문 2009.11.21
237. '감사'라는 말 237. ‘감사’라는 말 친구 두 사람과 함께 병문안을 하고 돌아오는 길입니다. 많이 수척해진 그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젖은 낙엽이 들어 누운 길 만큼이나 허전했습니다. 그리고 별로 시리지 않은 바람임에도 한기가 파고 들어와 옷깃을 여밉니다. 지금 병원에서 고통당하는 친구가 빠른 시간 안에 완.. 나의 문학/산문 2009.11.21
236. 맞장구치기 236. 맞장구치기 홀가분하게 잎을 떨어뜨리고 선 은행나무를 봅니다. 한 순간 미련 없이 내려놓기란 쉽지 않을 터인데 오히려 칼칼한 하늘과 맞선 그 당당함이 숙연하기까지 합니다. 하잘 것 없는 이해관계, 쓸데없는 자존심 때문에 눈에 쌍심지를 돋우며 사는 보통사람으로서는 부럽기도 합니다. 누군.. 나의 문학/산문 2009.11.07
235. ‘모두가 다 그래도 ..’ 235. ‘모두가 다 그래도 ..’ 따뜻한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저만치 해질 녘 노을빛으로 저무는 가을을 보내고 있습니다. 찬란하던 여름 그 싱싱한 은행잎들이 행선지도 모르는 바람에 실려 우르르 몰려가고 있습니다. 은행잎들이 구르는 길을 따라 이내 겨울이 찾아오겠지요. 참으로 짧은 시간, 다가 왔.. 나의 문학/산문 2009.11.07
234. 길을 가다가 234. 길을 가다가 하늘이 흐린 날은 마음에도 구름이 들어와 앉습니다. 마음에 구름이 드리면 생각도 막막해집니다. 이럴 땐 훌훌 털고 일어서는 일이 상책입니다. 그냥 편한 옷차림으로 한길에 나섰습니다. 좀처럼 걷지 않았던 길을 걸으니 발바닥이 편하지 않습니다. 다니기에 좋아라고 포장한 길이 .. 나의 문학/산문 2009.11.07
232. 받침 돌 232. 받침 돌 초등학교 운동회 때입니다. 고학년이 되면 빼 놓은 수 없는 종목이 기마전입니다. 기마전의 방법으로 상대편의 말(馬)을 무너뜨리기, 또는 대장이 가진 깃발을 빼앗기, 그리고 모자 빼앗기 등이 있습니다. 어떤 방법이던지 기마전에서 백미(白眉)는 기수가 되어 상대를 제압하고 기를 빼앗.. 나의 문학/산문 2009.11.07
231 분수(噴水) 231. 분수(噴水) 직지사(直指寺) 초입에 이르면 김천시가 조성한 조각공원이 있습니다. 중소도시의 공원으로는 조경이나 전시된 작품들이 눈길을 끕니다. 공원 한가운데는 또 멋진 분수대가 있어서 저녁 시간을 잘 맞추기만 하면 화려한 조명아래 펼쳐지는 분수 쇼가 볼거리 입니다. 컴퓨터에 입력된 자.. 나의 문학/산문 2009.11.07
겨울이 오기 전에 230. 겨울이 오기 전에 새벽에 다니던 산책을 오늘은 낮에 다녀왔습니다. 어둠을 헤치는 기분도 좋지만 마치 등산하는 기분으로 나서는 것도 괜찮았습니다. 산 꼭대기에 올라보니 가을은 나보다 한 발 앞서 정상을 넘어 저만치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푸른 기운으로 충만하던 숲은 긴장의 끈을 늦추고 .. 나의 문학/산문 2009.10.10
220.내일이라는 유혹 220. 내일이라는 유혹 우리는 내일이라는 희망에 살고 있습니다. 희망이란 ‘앞일에 대하여 어떤 기대를 가지고 바람. 앞날에 대한 희망을 주는 마음의 기둥이나 지탱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올 것이라 믿으며 삽니다. 만약 우리에게 내일이 .. 나의 문학/산문 2009.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