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동시 466

이상한 웅변 외 친구에게

이상한 웅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칩니다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칩니다 허 그것 참. 2022.2.13. 친구에게 몸을 멀어도 마음은 가까이 한다지만 전학 간 네 모습 희미해진다 조금씩 오고 가던 소식도 조잘대던 말 수도 뜸해지는 걸 보니 손가락 걸고 다짐했는데 너도 그러니? 나만 그런 거니? 몸과 마음은 함께 있어야 한다는 걸 알 것 같아 조금은. 2022. 2.13.

목발 외 섯달 그믐날

목발 내 아픈 다리만큼 누르는 힘으로 너를 힘들게 해놓고 네가 떠받치는 힘으로 내 겨드랑이가 아파 몇 번이나 버리고 싶었는지 참으로 오래 동안 힘들어 하면서 서로 기댔는데 하얀 석고붕대를 훌훌 풀어 던지고 난 후 어딘가에 버리고 잊었지 뽀얀 먼지 묻은 너를 뒤 곁에서 다시 만난 오늘 아픈 내 다리를 대신해준 네게 미안해 겨드랑이 안으로 깊숙이 너를 껴안고 속상했을 네 마음을 꼭 품어 본다. 2022. 1.25. 섣달 그믐날 꿈을 꾸었어 하나님이 나와 달팽이랑 달리기를 시켰어 “15초 동안 열심히 달려봐” 나는 100m 달팽이는 1cm 내가 이겼다고 좋아했는데 하나님이 주신 상장엔 커다랗게 찍힌 빨간 도장 “둘 다 열심히 했음으로 칭찬함” 2022.2.1.

목발

목발 내 아픈 다리만큼 누르는 힘으로 너를 힘들게 해놓고 네가 떠받치는 힘으로 내 겨드랑이가 아파 몇 번이나 버리고 싶었는지 참으로 오래 동안 힘들어 하면서 서로 기댔는데 하얀 석고붕대를 훌훌 풀어 던지고 난 후 어딘가에 버리고 잊었지 뽀얀 먼지 묻은 너를 뒤 곁에서 다시 만난 오늘 아픈 내 다리를 대신해준 네게 미안해 겨드랑이 안으로 깊숙이 너를 껴안고 속상했을 네 마음을 꼭 품어 본다. 2022. 1.25.

순이에게

순이에게 줄넘기를 하다가 발목을 다쳤다는 금이 간 것도 아니고 부러졌다는 기별에 내 발목이 저려왔어 코로나 19로 인해 찾아 볼 수도 없는 병실 석고붕대를 한 너의 모습 때문일까 사방이 잠시 하얗게 보였다 이 겨울 지나면 일어 설 수 있을 테지 기도하는 마음으로 길을 가는데 겨울나기 준비하는 가로수 밑 둥마다 칭칭 감겨진 보호대가 네 발목을 감싸고 있는 석고붕대로 보였다. 2022. 1.4